타이타닉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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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타이타닉호의 발견은 현대 해양탐사기술의 개가다.
북대서양 한복판 어딘가에 아무도 모르게 영원히 수장되고 말 것이란 통념이 73년만에 깨진 것이다.
미국과 프랑스의 합동탐사반은 지난 2일 캐나다의 뉴펀들랜드 앞 9백km 해역의 수중 4천m 해저에서 그 잔해를 찾아냈다고 밝혔었다.
지난 1월 25일 본격탐사가 시작된 뒤 꼭 7개월만의 성과다.
탐사반은 프랑스의 국영해양탐사개발연구소, 미국의 우드홀해양연구소 및 미국 지리학회의 후원을 받았다.
탐사는 수심 2만 피트(6천6백m)의 고압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프랑스제 초고성능 수중카메라 아르고를 장착한 서로이토호와 이것을 심해까지 운반해간 미국 특수잠수선 크노르의 공로라고 말할 수 있다.
타이타닉호의 탐색작업은 벌써부터 각국의 여러 단체가 추진해 왔다. 미국의 월트 디즈니사는 기초연구에만 70만 달러를 썼다.
타이타닉호는 1912년 당시 선체 길이 2백69 m, 4만6천3백28t으로 세계 최대의 호화여객선이었다. 뿐더러 그 배엔 다이아몬드만도 약 3억달러(2천7백억원)어치가 들어있다는 소리도 있다.
보물선 인양은 현대인의 꿈이 되고 있다.
지난 7월엔 1622년 폭풍으로 난파한 스페인 보물선 아토차호에서 60만달러 어치의 보물이 건져졌다.
l8세기 스페인 무적함대의 일원인 산호세호가 20억 달러의 금·은·에메랄드를 실은 채 바닷속에 잠자다 82년 전자수중탐사장치로 미국과 캐나다 합동탐사반에 발견됐다.
지난 8월엔 2차대전 당시 최대 거함이던 일본전함 야마또(7만2천8백t)가 동지나해에서 발견됐다.
타이타닉호 침몰사고의 비장한 이야기는 『티이타닉호의 최후』란 영화로도 남아 있다.
최근엔 그 배의 인양을 소재로 한 영화도 출현하고 있다. 『타이타닉을 인양하라』다.
배 안에 플라스틱 거품을 가득 채우고 그것이 응고하면 공기를 넣어 어느 정도 부력을 갖게 한다.
진흙탕 속에 묻혀 있는 배를 떼어내는데 폭발물의 진동을 이용한다는 기발한 기법이다.
침몰한 배를 인양하는 것을 샐비지라고 한다. 그건 장비도 중요하지만 숙련된 잠수부의 역할이 중시된다.
배의 아래쪽에 든든한 강삭을 돌리고 그 양쪽 끝을 예인선이 끌어내는 방식이 보편적이다.
그러나 72밀리 강철 밧줄도 2백50t의 힘 이상을 견디지 못한다.
샐비지에는 수중 TV카메라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앞으로는 로보트팔도 활약하게 될 것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해저 침몰선의 탐사뿐 아니라 인양에도 큰 공헌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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