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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소비패턴 선진형으로 바뀌어간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전력의 소비패턴이 소위 선진국형으로 바뀌고 있다. 70년대까지만 해도 산업용 전력이나 겨울철 전력소비가 많은 추세였으나 최근 몇년사이에 여름철·가정용전력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올여름들어 7월말부터 찌는듯한 무더위가 계속되자 전력수요가 급증, 지난해여름(8월10일)한전사상최대의 수요였던 8백81만1천㎾h를 간단히 돌파, 7월30일 상오11∼12시에 8백95만4천㎾h를 기록했다.
83년의 경우는 8월17일 7백60만2천㎾h가 최고의 전력수요였다.
한전통계에 따르면 주택용전력소비추세는 70년대까지 대체로 겨울철이 여름철보다 많다가 79∼81년에는 비슷하거나 여름철이 겨울철보다 약간 많은 정도로 바뀌었고 82년부터는 여름철의 전력소비가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다.
82년에는 전력소비가 피크에 이른 8월 한달동안 7억1천3백만㎾h를 사용, 겨울철에 가장 많이 소비했던 11월의 5억6천4백만㎾h보다 1억4천9백만㎾h를 더 소비했으나 83년8월 소비량은 8억4천9백만㎾h로 겨울철 피크였던 11월의 6억5천2백만㎾h보다 1억9천7백만㎾h를 더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84년의 경우 8월에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중계의 영향도 있었지만 8월의 전력소비량이 사상 유례없이 증가한 9억8천l백만㎾h로 11월의 7억8백만㎾h보다 무려 2억7천3백만㎾h를 더 소비했다.
82년이후에는 대체로 여름철인 7∼9월에 전력소비가 급증한 반면 겨울철인 11∼1월에는 완만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것이 특징이라 하겠다.
올여름의 경우 7월하순부터 찜통같은 더위가 계속됨에 따라 전력소비량이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동력자원연구소 선임 연구부장 이회성박사는 이같은 전력소비의 패턴을 『선진국형을 닮아가는 변화』라고 분석했다.
이박사는 『온대 기후권에 사는 국민이라도 국민소득이 올라가면 기후변화에대해 더욱 편안하게 대처하려는 욕구가 많아져 여름철에 냉방및 냉장고등의 수요가 급증, 전력소비의 피크 타임이 겨울에서 .여름철로 옮아가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하고 『이에따라 전력에 대한 평균수요치와 최대수요치의 차이가 심해진다』고 밝혔다. 이런 경우 최대수요치에 맞춰 발전시설을 갖춰야하므로 가동률이 낮은 시설에 많은 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는것.
우리나라의 경우 여름철피크때와 그렇지않은때의 전력소비차는 약 1백만㎾h로 이정도의 발전소를 건설하려면1조5천억원정도가든다.
이에 반해 겨울철에는 90%의 가정이 연탄으로 난방을 하고 5%가 유류, 나머지 5%가 장작·기타연료로 난방을 하기 때문에 전력수요가 일정한 편이다.
이런 패턴은 산업용·가정용 전력소비 비율에서 잘 나타난다. 80년대에 들어서 전체전력소비중 산업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오히려 떨어지고 있어 ▲81년 68.6% ▲82년 67.2% ▲83년 66.4% ▲84년 65.6%였다.
이에비해 주택용은 ▲81년 16.7%에서 ▲82년 17.4% ▲83년 l8.1% ▲84년 18.6%로 늘어났다.
또 3차산업의 비중이 높아짐에따라 공공·서비스등 상업부문전력소비비율도 ▲81년 14. 4%에서 ▲82년 15.4% ▲83년 15.4% ▲84년 15.9%로 다소 높아지고 있다.
한편 연간 전체전력소비량은 산업화및 경제개발에 주력했던 70년대에 매년15∼25%정도의 증가량을 보였으나 80년대 들어 8∼12%로 둔화되고 있다. 그러나 여름철 전력소비량만은 이같은 평균증가율을 훨씬 웃돌고있다.
미국·일본등 고도산업화사회처럼 더울 때의 전력소비가 일시적으로 많이 늘어나는 이유는 『더위등 기후의 변화에 대해 편안함을 유지하려는 욕구가 높아지고 일상생활에서 극도의 편리함을 추구하기때문』인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김광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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