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일변도의 일본소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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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요즘 광복40주년을 기념하는 많은 TV특집프로가 방영되고 있다. 그 중에는 특히 한일수교20주년과 관련하여 일본을 소재로 한 프로가 많다.
그러나 일본에 대한 소개가 지나쳐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는 프로도 없지 않다. KBS제1TV가 지난달 22일부터 4회에 걸쳐 방영한 『연속월요기획, 일본연구』가 바로 그러한 성격의 프로였다. 지난달 29일 저녁에 방영된 제3편 「친절을 파는 일본인들」과 30일 저녁의 제4편 「2류 호텔의 1류 서비스」등은 일본의 호텔시설과 종업원들의 친절을 지나치게선전했다. 마치 일본은 모든 게 좋고 우리것은 모두 문제가 있으니 무조건 일본을 따라야 한다는 식이었다. 우리말도 자연스럽게 못하는 재일교포2세가 리포터로 나와 현장취재를모두 일본어로 하고 대화내용은 우리말 자막으로 처리됐는데 이는 우리말과 일본어가 주객이 뒤바뀐 것이었다.
한편 4일 아침 KBS제1TV가 방영한 생방송 『사랑하는 한반도』는 북위34도 선상의 섬에 사는 평범한 우리 이웃들의 꿋꿋한 삶의 현장을 보여줌으로써 훈훈한 인간미와 함께 민족적 동질감을 느끼게 하는 수작이었다. 이는 또 내용 없는 무분별한 해외다큐멘터리에 경종을 울려줄 만한 알찬 국내제작 다큐멘터리였다.
따라서 생각없는 해외소재TV물로 시청자들의 민족적 자긍심을 손상시키기보다는 내용 있는 국내제작TV물을 지향해야할 것이다. 이번 주부터 집중 방영되는 8·15특집프로를 찬찬히 지켜볼 일이다.
4일 밤 MBC-TV가 낸『일요일밤의 대행진』중 「닮았다」코너는 수영장에서 더위를 피하는 일반시청자들의 모습을 멋대로 찍어 원숭이·물고기·오징어 등에 비유함으로써 명백한 초상권의 침해로,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양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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