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나 아무런 격식 없이, 냉수보다 더 착착 감기는 커피가 중독성 강한 문화 현상으로 이미 자리를 잡은 지 오래. 잠을 쫓으려 마시고, 잠을 깨려 마시고, 밥 먹고 마시고, 이야기하려 마시며, 마시다 또 마시는 것이 커피가 됐다. 커피 외에 모든 음료가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지금, 아직도 마음을 수양하는 도의 차원에서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이 지금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에 모여 26일까지 축제 한마당을 치르고 있다. 전국의 내로라하는 차 관련 단체들이 1,000여 개의 찻 자리를 만들어 지나는 사람들에게 차를 권한다. 가끔 마시는 녹차는 물론, 녹차를 간 말차, 꽃을 우려낸 화차, 각종 열매 차도 있다. 모두 무료다.
눈을 감고 입안에 퍼지는 차향을 느껴보자. 커피는 사람을 들뜨게 한다. 차는 사람을 낮은 곳으로 이끈다. 은은하나 울림은 깊다.
김춘식 기자 kim.choonsi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