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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개 건반, 쏟아지는 음의 홍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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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파이프오르간 [사진 세종문화회관 제공]

매년 쉽고 흥미로운 주제로 꾸미는 ‘세종문화회관 파이프오르간시리즈’가 27일과 28일 선보인다. 5대륙의 오르가니스트 5인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오르간을 연주한다.

5인의 면면을 보면, 미국 대륙 대표는 캐나다의 마이클 엉거다. 일본 무사시노 콩쿠르 등에서 입상하고 낙소스에서 음반을 발매했다. 현재 신시내티 대학 교수다.

유럽 대륙 대표는 폴란드의 마렉 스테판스키다. 여러 오르간 축제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으며, 크라쿠프 음대에서 오르간을 가르친다.

아프리카 대륙 대표는 남아공의 제레미 조셉이다. 9세부터 오르간을 시작해 독일에서 공부했고, 질버만 콩쿠르, 더블린 콩쿠르 등에서 입상했다. 현재 빈 음악대학 교수다.

오세아니아 대륙 대표는 호주의 토머스 헤이우드다. 17세에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 오르간 독주회로 데뷔했고, 현재까지 30여 장의 음반을 발매했다.

아시아 대륙 대표는 한국의 김지성이다. 작년 세종문화회관 파이프오르간시리즈 ‘피터와 오르간’에 출연했다. 현재 서울신학대 교회음악과 교수다.

이들이 펼치는 27일 공연의 주제는 ‘바흐의 밤’이다. ‘토카타와 푸가’를 제외한 거의 모든 양식을 다룬다. 1부에는 바흐가 작곡한 오르간 곡 중 전주곡, 환상곡, 파사칼리아, 코랄, 변주곡을 연주한다.

2부에는 오르간 연주용으로 편곡한 바흐 명곡들이 선보인다. 바흐 ‘환상곡과 푸가 G단조 BWV542’와 바흐의 수많은 오르간 곡 중 최고의 명작이라 불리는 ‘파사칼리아 C단조 BWV582’, 그리고 오르간으로 연주하는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3번 등을 감상할 수 있다.

28일은 ‘눈부신 오르간의 밤’이 주제다. 마지막곡 ‘탱고 1997’은 5명이 함께 연주한다. 이 곡은 무려 424개의 건반을 눌러야 하는 대곡이다. 쏟아지는 음의 홍수를 맞으며 파이프오르간의 진면목을 느낄 기회다.

세종문화회관의 파이프오르간은 1978년 세종문화회관 개관 당시 설치됐다. 파이프 8098개와 높이 11m, 폭 7m, 무게 45톤이다. 전문 연주용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02-399-1000)

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ㆍ객원기자 mozar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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