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리모델링] 뉴타운 40평대 아파트 사려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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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회사원 玉모(30)씨는 금융기관에서 일하는 남편(33)과 아이(1)와 함께 동대문구의 43평형 S아파트에 살고 있다. 이 아파트는 급매물로 나온 것을 2억원에 산 것으로 은행 대출금 4천9백만원이 남아 있다.

玉씨 부부는 2년 후 S아파트를 팔고 같은 평수의 성북구 길음동 D아파트를 사 이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아이는 친정에서 돌봐줘 육아비용 부담이 크지 않은 편이며, 앞으로 두 명의 자녀를 더 두고 싶다. 의뢰인은 길음동 아파트를 사는 것이 적절한지, 대출을 갚느라 저축을 못하고 있는 게 문제가 없는지를 자문단에 물어왔다.

#능력에 비해 너무 큰 평형은 좋지 않아

내집 마련은 통상 결혼 후 평균 7년이 걸리는데, 결혼(2002년 6월) 3개월 전에 구입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가계 재정에 비해 너무 큰 집을 마련, 급여 생활자가 주택을 살 때 유용한 주택관련 저축상품과 대출 관련 소득공제 혜택을 놓쳤다.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주택을 구입해 소득공제가 가능한 대출을 받았다면 매년 대출 원리금이나 대출이자 중 최고 3백만~6백만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었다.

주택을 살 때 대출금 비중도 40%로 높은 편이었다. 소득의 65%를 대출금 상환에 써 자금 유동성이 부족할 뿐 아니라 보험이나 노후자금.교육자금을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

현 소유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 전망이 불투명하며 매매도 잘 되지 않고 있다. 신혼 초 43평형 아파트를 산 것은 과소비라 할 수 있다. 비슷한 가격대에서 핵심 권역의 중소형 아파트를 투자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일단 작은 평형 아파트로 옮겨야

현재 사는 S아파트의 시세는 2억4천만~2억7천만원이며, 2년 후 이전을 희망하는 길음동 뉴타운지역의 D아파트 40평형대의 분양권은 평균 3억6천만원 선이다.

S아파트는 1997년 준공된 3백가구 안팎의 중소형 단지로 주변 아파트보다 값이 싸고 거래도 잘 안된다. 반면 길음동 아파트의 분양권 시세는 2년 후 1억4천만원 정도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전 희망지역의 소형 평형을 산 뒤 평형을 확대하는 전략을 권한다. 길음동 지역의 33평형 분양권 시세는 2억7천만원 정도여서 S아파트를 처분하면 매입이 가능하다.

玉씨 부부의 소득을 고려하면 앞으로 크게 무리하지 않고도 40평형으로 이전할 수 있을 것이다. S아파트를 지금 처분하면 약 4백20만원의 양도소득세를 부담해야 하나 매매가 잘 이뤄지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지금부터 매각을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

S아파트를 2억7천만원에 매각하고 길음동 D아파트 33평형의 분양권 또는 조합원 입주권을 산다면 초기 투자비용으로 1억원 가량이 든다.

아파트를 판 가격(2억7천만원)에서 양도세(4백만원), 분양권 매입비용(1억원), 부채상환(4천9백만원)을 뺀 1억1천7백만원으로 S아파트 단지의 33평형 전세 입주가 가능하다.

2년 후 아파트 입주시 필요 자금은 잔금.중도금 이자와 취득세.등록세를 포함해 1억9천만원 정도여서 전세금과 저축 등으로 마련할 수 있다.

같은 단지의 평형별 시세 차이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 현재 33평형과 40평형대의 분양권 시세차이는 9천만원 정도다.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 시기인 2010년을 평형 확대 시기로 생각한다면 1억2천5백만원 정도가 필요한데 玉씨 부부의 수입 정도면 충분히 모을 수 있는 돈이다.

청약예금은 신규 아파트 입주 후 여유가 있는대로 1천만원으로 증액해 큰 평형의 아파트 청약에 대비하자.

#다른 재무 목표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재무 설계는 ▶단기적으로 보험을 통해 적절히 위험에 대비하고▶중기적으로 내집 마련과 자녀교육비가 마련되며▶장기적으로 노후자금이 준비되면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玉씨 부부는 생각을 바꾸지 않는 한 당분간 내집 마련 이외의 재무설계를 하기 어렵다. 당장은 감수할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우선 자녀 양육비 문제가 불거질 것이다. 자녀를 세명 두려고 하는데 지금처럼 친정에 양육을 계속 부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玉씨가 직장을 그만두고 자녀를 키우면 현 재무상태로는 곤란을 겪을 전망이다.

위험에 대비한 준비도 미흡하다. 남편이 직장인 보험에 가입하고 있으나 보장내용이 보잘 것 없고, 아내와 아이는 전혀 대비가 없다. 여유자금이 없는 상황이어서 더욱 위험보장이 필요하다.

맞벌이하는 젊은 부부가 세명의 자녀를 생각하고 있으므로 종신보험 가입을 권하고 싶다.

일반사망 5천만원, 재해사망 2억원, 의료비.암.3대 질병을 보장받을 수 있는 특약에 가입하면 남편은 13만8천원이 필요하고, 부인은 6만2천원(사망보험금을 최소화할 때) 정도 필요한데 현재 자금상황으로는 당장 가입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급한 대로 우선 부부가 순수보장형 의료비 보장보험(부부형 4만4천원)과 어린이 보험(1만6천원)에 가입해 최소한의 위험보장이라도 받기를 권한다.

노후준비 등은 당장 준비가 쉽지 않을 것 같으므로 일단 유보하자. 형편이 나아지는 대로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리=정재홍 기자

※상담신청:팩스 02-751-5552/e-메일


◆이번주 자문단=김대환 미래에셋증권 삼성역지점장, 김은미 국민은행 재테크팀장, 권남원 AIG 세일즈리더, 길연진 이넥스플래닝 소장(사진 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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