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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대 출발…토속·육감적인 화풍 추구|작고한 최영림화백의 작품세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최영림화백은 1950년에 월남, 피난지 부산에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부산시절의 그의 작품은 생활의 밑바닥에서 생존에 허덕이고 고난에 찬 시기 여서인지 작품의 표정도 어두웠다.
이시대 그는 흑색을 바탕으로한 유동적인 공간에서 야수파적인 격정을 그려냈다.
최화백이 한국화단에 처음 등단했을때는 물질적 궁핍때문에 우선 목판화부터 손댔다. 나무와 종이와 먹만 있으면 제작이 가능했기 때문에 일본유학시절 판화계의 거성 「무나가다·시꼬」에게 배운 밀교적이고 육감적인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최화백은 60년대부터 부산시절의 흑색세계를 벗어나 토속적인 황갈색으로 변모한다.
화가 최영림이 한국에 충실하려고 할때 가장 먼저 만난 것이 바로 이 토속적인 황토였다.
이런 바탕위에서 그는 두가지 작품 성격을 만들어냈다.
하나는 한국의 민간신앙이 된 토속종교, 즉 샤머니즘적인 성격의 정착과 또 하나는 그의 예술의 본질이 된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인 육감세계의 긍정이다.
여체를 극대화하고 감각적인 표현으로 「왜곡」 시키면서 독특한 관능의 세계로 끌어들인 것도 그의 작품이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마력이다.
최화백은 박고석 박창돈 김영덕씨등과 함께 67년 「구상전」을 창립, 동인활동을 해왔다. 71년20회 국전때는 초대작가상을 받았다.
올 3월에는 대표작50점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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