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방문단 9월 중 교환|한적 "550∼560명" "북적·700명"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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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판문점=안희창기자】 남북한 이산가족 고향방문단 및 예술공연단의 교환방문문제를 협의키 위한 남북적십자사 실무대표 접촉이 15일 상오 10시 판문일점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렸다. <관계기사 3면>
남북 양측에서 각각 3명씩의 실무대표가 참석,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는 ▲방문단규모와 구성비율 ▲교환시기와 방법 ▲이산가족의 방문지와 상봉범위 ▲공연단의 공연장소와 내용 ▲공연장의 사전답사 ▲방문단의 수송과 통신 ▲체류일정 등 구체적인 문제들을 협의했다.
양측은 남북이산가족 고향방문단 및 예술공연단을 9월중에 교환하자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그 구체적 시기와 기간 및 기타 문제들을 계속 협의키 위해 오는 19일 상오 10시 판문점에서 2차 접촉을 갖기로 했다.
이날 한적측 송영대대표는 「기본제안」을 통해 5백50∼5백60명 규모의 방문단을 9월20일부터 26일까지 6박7일동안 동시 교환하자고 제의하고 방문단의 구성은 ▲이산가족 고향방문단 3백명 ▲예술공연단 (제작자·출연진 포함) 1백명 ▲취재기자 1백명 ▲인솔 및 지원인원 50∼60명으로 하자고 제의했다.
송대표는 방문단의 명칭을 「남북이산가족고향방문 및 예술공연단」으로 하고 방문단의 단장은 쌍방적십자사총재(북측은 위원장)로 하자고 제의했다.
송대표는 이어 이산가족고향방문단의 방문지에 대해 특별시 직할시 및 각 도별로 방문단을 편성, 특별시 직할시 및 각 도청소재지에서 적정수의 방문조로 나누어 자기고향을 직접 방문토록 하자고 제의하고 이때 수행기자도 동행, 취재토록 하자고 밝혔다.
또 상봉범위에 대해서는 ▲직계존비속은 헤어질 당시의 가족과 그이후에 출생한 가족을 포함하고 ▲친척의 경우 방계는 8촌, 처가 외가는 4촌으로 하되 ▲본인 희망에 따라 생사와 소재가 확인된 친척도 포함하자고 제의했다.
송대표는 예술공연단의 공연장소에 대해 『상호 편리한 장소를 제공토록 하자』고 말하고 『공연횟수는 하루 1회씩 총 2∼3회, 공연시간은 국제관례대로 1회당 1백20분으로 하자』고 제의했다.
공연내용에 대해서는 ▲정치성향적 예술은 배제, 민족전통중심의 예술을 내용으로 하며 ▲공연대본은 방문 8일전에 교환하고 ▲특정인의 찬양정치선전 대중선동 등의 성향이 있는 장치 소품 도구음악 등은 배제하며 ▲공연때 사회자의 설명을 배제하자고 제의했다.
송대표는 특히 『연출시의 구성문제, 장치전환문제, 음향 조명 효과문제 등 공연준비에 필요한 사항은 사전점검키 위해 연출가, 무대감독, 무대장치 조명 음향기술자 등 공연기술임원이 공연장을 사전답사토록 하자』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적측 관계자는 이 같은 사전답사가 최소한 공연 1개월전에 있어야 무대장치제작 및 공연연습 등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지난 5월의 제8차 본회담에서 남북적양측이 8·15를 전후해 추진키로 합의한 고향방문 및 예술공연단의 교환방문시기가 9월20일로 늦어지는 이유도 이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북적측의 박영수대표는 예술단 3백명, 고향방문단 3백명, 기자 50명, 지원인원 50명 등 총 7백명규모의 방문단을 교환하고 교환방문의 시기와 기간은 9월5일부터 15일사이에 3박4일동안 하자고 제의했다.
북적측은 지난 5월 서울에서 있은 제8차 본회담때 예술단규모를 1백명으로 하자고 밝힌 바있으나 이날은 3백명으로 크게 늘려 제안하면서 예술단과 고향방문단은 같은 숫자가 되어야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박대표는 특히 이산가족 고향방문단의 방문지를 서울과 평양으로 국한하자고 제의, 자기 고향을 직접 방문토록 하자는 한적측과 큰 의견차이를 보였는데 북측의 이같은 태도는 그들의 사회를 가급적 공개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같은 북측 태도에 대해 한적의 송대표는 접촉 후의 기자회견에서 『북측의 태도는 직접 고향을 방문코자 하는 이산가족들의 염원과는 거리가 먼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북측 박대표는 공연장소에 대해서 상호 편리한 장소를 제공하고 공연시간은 1회당 1백20분으로 하며 공연장은 사전답사토록 하자고하여 한적측과 접근된 의견을 보였다.
박대표는 또 상대측 지역에서 공연에 관한 옥외선전물을 부착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의했으며 한적측은 신문과 방송이 이를 보도할 것이므로 옥외선전물은 필요없다면서 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방문단 교환방법과 관련, 한적측은 동시교환을 제의했으나 북적측은 교대방문을 제안했다. 방문단 인원 및 장비 등의 수송과 관련하여 한적측이 방문측의 차량을 이용토록 하자고 제의한데 비해 북적측은 초청측이 차량을 제공토록 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접촉은 낮 12시22분에 끝났다.
접촉이 끝난뒤 송한적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고향방문단과 예술공연단의 규모 및 방문지 방문방법만 해결되면 여타 문제는 의견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협의를 계속하면 합의에 도달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송대표는 고향방문단의 숫자를 우리측이나 북적측이 3백명선을 제시한데 대해 고향방문단과 예술공연단은 서로 연관이 되어있어 이 숫자는 합의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는 한적측에서 송영대(한적 재해구호협의위원) 이준희(한적사회사업 자문위원) 이병웅(한적 총무부장)씨가, 북적측에서 박영수(동포사업부장) 박동춘(국제부 부부장) 김완수(문화선전부장)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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