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온 간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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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일본을 거점으로 대남침투를 기도해온 간첩망이 적발됐다.
그들은 모두가 재일 조총련조직을 발판으로 암약해온 자들이다.
이번 간첩사건은 두가지 점에서 우리에게 충격적이다.
하나는 남북대화가 재개되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을 때 이번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다음은 일본이 최근 북한에 대해 비교적 개방적인 조치들을 취한 가운데 이같은 불상사가 있었다는 점이다.
일본이 버마사건이후 북한에 대해 취해온 제재조치를 해제한 후 사사전간부들이 뻔질나게 평양을 드나들였다.
이와 병행하여 북한의 고위 관리·언론인들이 일본을 자유로이 쏘다니며 반한활동을 주저하지 않았다.
이런 시기에 일본거점의 간첩사건이 발생한데 대해 일본의 정책부국자도 생각하는 바가 있어야할 것이다.
우리는 북한이 대남도발을, 앞두고 항상 평화공세를 취해봤다는 사실을 잊을수가 없다.
구태여 6·25직전의 위장공세를 말할 것까지는 없다. 60년대에 남북연방제를 제의해 놓고 청와대기습을 시도했다.
83년에는 3자회담을 제의해놓고 아용산사건을 벌였다.
최근에는 남북대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북한은 후방부대를 전방으로 전진시켰다. 미제헬리콥터를 도입했을 뿐아니라 소련으로부터 미그-23전폭기 50대를 사들였다.
대화에 임하는 배한의 의도를 의심치 않을수 없다. 그들은 진정으로 평화와 대화를 원하는가, 아니면 무력대결을 원하는가
우방 일본은 한반도문제에 좀더 책임감을 느끼고 신중히 대해주기바란다.
우리는 남북분단이 일본의 한반도 한점에 기인했다고하여 이제와서 그 질임을 묻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모색해 나가려는 차제에 균형잃은 일본의 고책이 우리의 노력에 방해되고 있다는 사실을 일본부국은 알았으면 한다.
일본의 대북정책에는 한반도의 남북관계발전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가 항상 고려돼야 할 것이다.
그것은 한국정부와 사전협의된 후 한국과 중공과의 관계발전 수준을 고려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대북정책의 경우 미국은 항상 우리와 사전협의를 거쳐 추진하고있는데 일본은 그렇지가 않았다.
그 때문에 우리의 북방정책은 때때로 차질을 빚기도 했었다.
그러나 우리가 북한이나 일본만을 탓하고 있자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한국문제해결의 주인이다. 주인다운 자세를 항상 갓추고 있어야한다.
북한이 무슨 일을 저지르든 우리는 남북대화와 평화적 노력을 포기할 수는 없다. 최대의 인내와 성의를 가지고 임해야 한다.
그러나 힘의 뒷받침 없이는 대화와 평화는 불가능하다. 대화가 진핵되고 교류가 이루어진다해도 평양이 무력노선을 포기하지 않는 한 우리는 힘의 비축과 안보태세를 잠시도 놓치는 일은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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