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원 중환자실, 절반 이상이 부실 운영…1등급은 4%에 불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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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종합병원 중환자실 263곳 중 적정성 평가 결과 1등급을 받은 곳은 11곳뿐인 것으로 밝혀졌다.

1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은 지난 2014년 10~12월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중 입원 진료가 10건 이상인 263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공개된 평가 결과에 따르면 100점 만점 중 95점 이상을 얻어 1등급으로 평가된 곳은 강북삼성병원, 경희대병원, 고려대 구로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부산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으로 총 11곳뿐이었다.

서울, 경기도, 경상남북도를 제외한 지역에는 중환자실 평가에서 1등급을 받은 의료기관이 없었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대부분 2등급(75~95점) 이상에 속했으나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인제대 부산백병원, 조선대병원 등 3곳은 3등급(55~75점)을 받았다.

평가 대상 중 136곳(51.7%)이 4등급(35~55점·90곳) 혹은 5등급(35점 미만·46곳)으로 사실상 '낙제점'을 받았다. 특히 이런 낙제점 중환자실은 대부분 지방 종합병원들에 집중됐다.

심평원은 전문장비·시설 구비 여부, 중환자 진료 프로토콜 구비율, 심부정맥혈전증 예방요법 실시 환자 비율, 전담 전문의 수, 간호사 수, 표준화 사망률 평가 유무, 48시간 이내 중환자실 재입실률 등 7가지 지표로 평가를 진행했다.

평가 내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중환자실 전담전문의는 종합병원 223곳 중 20.2%인 45곳만 배치하고 있었다. 그 중 상급종합병원은 의무적으로 전담전문의를 두고 있다. 전담전문의를 두는 경우 1인당 병상수는 44.7병상이었다.

간호사 한 명이 담당하는 병상수는 평균 1.1병상으로 조사됐다. 보통 간호사가 3교대로 근무하는 것을 고려하면 간호사 1인이 담당하는 환자수는 미국의 2명보다 높은 수준인 3~4명인 것으로 추정된다.

중환자실 전문장비·시설의 경우 상급종합병원은 구비 대상 6종 대부분을 갖추고 있었으나 종합병원은 평균 3종만 가지고 있었다. 중환자실에 48시간 이내에 재입실한 환자의 비율은 평균 1.3%로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

한동엽 인턴기자 han.dongyeou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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