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 中 잇는 압록강대교 새 단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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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북한의 신의주와 중국의 단둥(丹東)을 잇는 '압록강 대교'에서 대대적인 보수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일제(日帝)가 1943년 목판교(木板橋)로 만든 이 다리를 77년 시멘트판(板)으로 개조한 지 26년 만에 손질하는 것이다.

홍콩의 친(親)중국계 문회보는 13일 "압록강 대교가 지난 6월 말 전면 보수에 들어가 9월 말께 끝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길이 9백46m인 압록강 대교는 철도 1개 차로, 자동차 1개 차로로 이뤄졌다. 북한과 중국이 공동 관리하는데 최근 대형 트럭이 많아진 데다 그동안 보수를 하지 않아 상태가 아주 나빠졌다고 한다. 그래서 이 다리의 소유권을 가진 선양(瀋陽)철도국이 2백만위안(약 3억원)을 들여 대교 바닥을 다시 깔고 있는 것이다.

중국 측 관계자는 "시멘트 바닥을 모두 파내고 콘크리트 판을 서로 연결하기 때문에 대교의 하중 능력이 종전의 10t에서 20t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물 통행을 막지 않기 위해 공사는 매주 목요일 오전 4시부터 일요일 오후 11시까지만 한다.

이 다리의 차량 통행은 관광 명물의 하나다. 차로가 하나뿐이어서 중국 측의 화물차들이 매일 1백m 넘게 늘어선다. 북한 차량이 오전 7시부터 먼저 넘어오고, 10시부터 중국 차량이 넘어간다. 오후엔 반대로 움직인다.

중국의 가전.의복.신발 등 공업제품과 북한의 철광석.약재.농수산물 등이 국경무역 형태로 오간다. 최근엔 북한 측이 무역 대금을 떼먹는 사례가 많아 중국 기업들도 '현물 박치기'방식으로 거래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의 물건을 실은 차량이 북한이 정한 신의주의 공터에 갔다가 북측의 맞바꿀 물건을 실은 트럭이 안 보이면 그냥 돌아온다는 얘기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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