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와닿는 사랑이야기 쓰겠다"|새소설 『그들의 벌판』작가 김성동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최근 들어 우리소설문학에서 감동적인 사랑의 이야기가 부족했던것 같습니다.
그것은 작가들이 보다 절실한 문제에 부닥쳐 나가기에 힘을 쏟았다는데서 원인이 찾아질 수 있을것같습니다.
6·25를 다루는 것이라든가 사화문제·현실문제에 접근해가려고 애쓰고 있는것이 요즈음의 경향이기도 합니다』
본지에 새연재소설 『그들의 벌판』(21일부터 연재)을 쓰게된 작가 김성동씨는 이러한 때에 진실한 사랑의 이야기가 더 필요함을 느꼈다고 말한다.
그는 『그들의 벌판』을 독자들의 가슴에 절실하게 다가가는 사랑의 이야기로 만들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사랑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 우리 소설문학에 없는것은 아니다. 그러나 많은 그러한 소설들이 빈부의 문제나 계층문제등을 모티브로 삼아 통속적인 경향을 띠는 경우가 흔하다. 이러한 갈등들도 깊이있게 다루어진다면 어느 시대에나 감동적으로 쓰여질수 있는 것이지만 가볍게 처리될경우 통속의 전형을 벗어나지 못한다. 『첫 신문연재라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만 [그들의 벌판]에서는 시대상황에 의해 고통받는 젊은이들을 등장시켜 그들이 역경속에서 어떻게 사랑의 진실을 추구해 나가는가를 치열하게 다루어보려고 합니다』
김씨의 데뷔작인 『만다라』는 한 승려를 주인공으로 하여 그의 구도의 노력과 환속의 과정을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은 가슴을 쥐어뜯는듯한 절박한 느낌을 독자들에게 준다고 말해진다. 주인공의 고뇌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첫작품으로 전체적으로 거친점도 있지만 작가의 작품에 대한 치열함이 느껴진다는 평을 받았다.
『황야에서』 『오막살이 집한채』 『엄마와 개구리』등으로 이어지는 김씨의 작품들도 그러한 치열함이 드러난다.
이러한 김씨의 치열함은 그의 진실에의 추구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김씨는 자주 『갈비뼈가 으스러지도록』이라는 말을 쓰는데 그것은 인간이나 사회등 그가 작품으로 다루는것을 그만한 아픔으로 받아들이면서 진실을 추구해나가겠다는 뜻을 보여주는 것이다.
잘못되어 있는 사회에서 진실이 무엇인가를 찾겠다는 노력은 그러므로 비장하기까지 하다. 『그들의 벌판』도 그래서 단순한 사랑의 이야기가 아닌 [갈비뼈가 으스러지도록] 진실을 추구하는 작품이 될것 같다.
『문학은 그리움, 이루어지지 않은것에 대한 그리움이라고 말한 일이 있습니다. 작가는 그 그리움을 분명히 드러내야 합니다. 그럴때 이루어져야 할것의 실체가 드러난다고 봅니다』
김씨의 소설은 이러한 치열함을 담고 있으면서도 서정적이다. 부드러움속에 강함을 담고있는 그의 소설은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벌판』을 쓰기 위해 김씨는 70년대의 시대상에 대한 많은 자료를 모았다.
그 자료로 이루어진 시대배경속에 젊은 주인공을 투영시켜 놓고 김씨는 그러한 상황 속에서 아름답게 꽃피는 사랑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려 한다. <임재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