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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유로 지폐 없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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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화폐 [중앙포토]

500유로 지폐가 사라진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018년 말까지 500유로(66만3835원) 지폐 발행을 중단한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500유로 지폐는 무기한 사용할 수 있다. ECB는 “500유로 지폐가 탈세와 마약 거래, 테러 자금 조달 등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없앤다”고 밝혔다.

유로 최고액권인 500유로 지폐는 돈세탁과 테러단체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악용돼 ‘빈 라덴’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500유로 지폐로 100만 유로(13억2676만원)를 만들면 2㎏밖에 되지 않는다. 현재 최고액권은 1000스위스프랑(121만원) 지폐다.

ECB의 고액권 폐지에 다른 속내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ECB가 통화정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고액권을 없앴다는 것이다. 마이너스 금리로 인해 은행에 돈을 맡기면 이자 대신 보관료를 내야 한다.

때문에 사람들이 500유로 지폐와 같은 고액권으로 돈을 바꿔 집에 쌓아둘 유인이 커졌다. 결국 통화량이 줄어드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고액권을 폐지했다는 것이다.

클레멘스 프루이스트 이포(Ifo)경제연구소 회장은 “500유로 지폐 폐지는 ECB가 현재 마이너스인 금리를 더 낮출 것이란 인상을 주는 만큼 ECB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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