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외식업체들 속속 한국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한국인의 입맛을 넘어야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

미국의 유명 외식업체들이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맨처음 한국에 점포를 내고 있다. 한국을 아시아 진출을 위한 '테스팅 마켓'으로 삼고 있는 셈이다.

한국의 젊은 소비자들이 새로운 트렌드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데다 시장 규모도 테스팅 마켓이 되기에 적당해 한국에서 성공하면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통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한국 외식산업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데다▶대규모 시장인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것도 한몫한다고 업계 관계자는 분석했다.

미국의 유명 피자 브랜드 '파파존스'는 아시아지역 첫 진출국가로 한국을 선정, 오는 15일 서울 압구정동과 가락동에 첫 점포를 연다. 파파존스 코리아의 조용권 사장은 "국내 배달피자 시장이 지난해 16% 성장하는 등 발전 가능성이 크고 본사에서도 한국을 다른 아시아 국가로 진출하기 위한 테스트 마켓으로 알맞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파파존스의 가세로 피자헛.도미노피자 등이 선점하고 있는 국내 피자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파파존스는 최근 4년 연속 미국 고객만족도 조사(ACSI)에서 패스트푸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미국의 고급 중식당 브랜드인 '미스터 차우'도 내년 초 강남구 논현동에 아시아 지역 첫 매장을 오픈한다. 런던.베벌리힐스.뉴욕에 이어 이 회사의 네번째 매장이다. 할리우드 톱스타들의 사교 장소로도 유명한 미스터 차우는 논현동 매장을 외식을 겸한 고급 문화공간으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이 브랜드를 유치한 오리온그룹의 외식법인 장혜영 사업개발팀장은 "한국 시장이 새로운 트렌드에 민감하고 고객 반응도 빠른 데다 중국 진출을 위한 지리적 여건이 좋다는 이유로 본사가 도쿄(東京)보다 서울을 선호했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의 건강 과일음료 프랜차이즈인 '스무디킹'도 첫 해외 진출지로 한국을 선정하고, 지난달 서울 명동에 1호점을 개점했다. 스무디킹 코리아의 김성완 사장은 "국내 소비자들이 유행에 민감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은 점에 착안해 스무디킹이 한국을 첫 해외 진출지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신현암 연구원은 "이미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식업체들은 현지에서는 마이너급인 경우가 많다"며 "이들이 성공을 거두자 메이저급 외식업체도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현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