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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상한 ‘속’ 방치하면 큰일 나요 벌집 밀랍 추출물로 다스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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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점액 분비량 증가 도와
위궤양 크기 축소
위염, 역류성 식도염 개선

위 지켜주는 ‘비즈왁스알코올’

위는 우리 몸에서 가장 신축성이 좋은 기관 중 하나다. 평소 주먹 크기에 불과하지만 음식물이 들어오면 스무 배 이상 커진다. 그렇다고 아무 음식이나 마구 담을 수 있는 ‘마법 주머니’로 생각해선 곤란하다. 평소 ‘돌멩이도 소화시킨다’고 자부하는 사람도 지속적으로 위를 혹사시키면 급성위염은 물론 만성위염, 위궤양으로 악화할 수 있다. 만성위염, 위궤양은 위암의 주요 원인이다.

위장병은 한국인 5명 중 1명이 앓는 ‘국민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1036만 명(2014년 기준)이 위염 및 식도·십이지장염 진단을 받았다. 대부분 음식이 원인이다. 차갑거나 뜨거운 음식, 짜거나 매운 자극적인 음식, 폭음·폭식이 주범이다. 스트레스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위벽을 보호하는 점막이 조금씩 손상되고 보호막이 사라진 곳에 위산이 스며들어 염증이 발생한다. 처음엔 소화불량이나 명치 부근이 메스꺼운 정도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고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위장 점막에는 감각신경이 발달하지 않아 어지간한 상처에는 내색하지 않다가 상처가 깊어졌을 때 비로소 비명을 지른다. 심한 통증이나 식욕부진, 오심·구토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면 위 손상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위염이 반복되면 위궤양, 만성위염으로 악화된다. 그러나 특별한 증상이 없어 모르는 채로 지내기 쉽다. 가끔 자극적인 음식을 먹었을 때 속쓰림을 경험하는 정도다. 하지만 위험성은 급성위염과 차원이 다르다. 매년 위내시경을 받아야 할 정도로 암 발생 위험이 크다. 반복적으로 위 점막 세포가 자극을 받아 돌연변이(암)를 일으킬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위염 치료제로는 완치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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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위염은 일시적으로 금식하면 저절로 좋아진다. 하지만 손상이 심각하게 진행됐거나 만성적으로 위염이 나타난다면 치료제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위산 분비 억제제나 위산 중화제를 처방한다.

위산 분비를 막는 치료는 정공법이 아니다. 증상만 개선하는 것에 그친다. 깎여나간 위 점막을 직접 재생시키진 못한다. 위산이 위벽을 더 이상 망가뜨리지 않게 하고, 그 사이 점막이 회복되도록 기다리는 방식에 불과하다.

다른 치료제(위 장벽 보호제)도 마찬가지. 위 점막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한다. 위벽을 보호하지만 울타리를 잠시 세우는 정도에 그친다. 성분 자체가 위 점막과는 다르다.

피부에 난 상처가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레 아물듯 위 보호막도 재생되는 데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 이때 단백질 섭취가 필수다. 단백질은 망가진 위 점막의 재료다.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고기·생선·콩을 꾸준히 섭취하며 다시 튼튼한 보호막이 구축될 때까지 기다린다. 양배추·브로콜리·토마토·사과는 위점막 재생시간을 줄인다. 평소 꾸준히 먹어두면 더 튼튼한 위를 만들 수 있다.

양배추에 함유된 비타민U는 위 점막 생성 호르몬 분비를 촉진한다. 혈액응고를 돕는 비타민K도 풍부해 상처가 난 위벽의 출혈을 막는다. 브로콜리에는 양배추보다 비타민U가 풍부하다. 항산화 물질인 베타카로틴·셀레늄이 위암을 예방한다. 토마토에 든 다량의 비타민·무기질 성분은 위 점막을 보호한다. 토마토 속 라이코펜 성분은 위 염증을 가라앉히는 천연 물질이다. 사과의 주성분인 펙틴은 위장운동을 돕고 위장 점막에 벽을 만들어 유해물질의 흡수를 막는다.

위 점액 분비 세포 기능 되살려

요즘엔 벌집의 밀랍에서 추출·혼합한 ‘비즈왁스알코올’이 주목 받는다. 밀랍은 벌집 750㎏에서 겨우 2.4㎏만 추출된다. 여기서 다시 여섯 가지 고분자 지방족 알코올만 추출한 혼합물이 비즈왁스알코올이다. 비즈왁스알코올은 위 점액 분비량을 늘리는 데 도움을 준다. 위 점액 분비 세포를 공격하는 활성산소를 줄여 해당 세포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점액량을 늘리는 원리다. 더밝은내과 박민선 원장은 “위 부담을 줄이면서 위 점액을 늘리는 성분을 함께 섭취하면 적극적인 치료를 할 수 있다. 비즈왁스알코올과 같은 식품을 섭취해 위 점액 분비를 늘리는 게 방법”이라고 말했다.

실제 비즈왁스알코올은 점액 분비량을 최대 50%까지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약리학연구, 2001). 비즈왁스알코올을 투여한 쥐는 용량에 따라 위 점액량이 124.4~157㎎ 늘어난 반면, 투여하지 않은 쥐는 102.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점액량이 증가하자 위궤양 크기가 줄어드는 등 직접적인 효과도 있었다(식품의학저널, 2005). 비즈왁스알코올을 쥐에게 주입하자 용량에 따라 위궤양 크기가 34~56% 감소했다.

역류성 식도염에서는 더 확실한 효능을 보였다. 특히 전문의약품인 ‘오메프라졸’에 버금가는 효과가 있었다. 2014년 세계소화기학저널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위·식도 역류 병변이 있는 쥐에게 3회에 걸쳐 오메프라졸(10㎎)을 투여하자 51%의 개선 효과가 있었다. 같은 조건에서 비즈왁스알코올은 100㎎을 투여했을 때 44%, 200㎎을 투여했을 때 46%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 오메프라졸과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인체 시험에서도 위 기능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쿠바국립과학연구소가 위 질환이 있는 남녀 60명에게 비즈왁스알코올을 6주간 섭취토록 한 결과, 환자 대부분이 확실한 위 기능 개선을 경험했다. 복통과 속쓰림, 위산 역류, 오심·구토, 복부 가스 팽창 등 다섯 가지 증상을 점수화한 ‘위장관증상평가척도(GSRS)’에서 복통과 오심·구토는 100% 개선됐고, 속쓰림과 위산 역류는 91.7%, 복부 가스 팽창은 90% 개선됐다.

김진구 기자 kim.jin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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