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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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번 주 시사주간 뉴스위크지의 표지가 인상적이다.
열린 태극기 대문에서 쏟아져 나오는 TV, 컴퓨터, 자동자. 거기에 『Here Comes Korea Inc (한국주식회사가 온다)』란 표제가 붙어 있다.
그건 다분히 경이와 찬탄의 느낌을 불러 일으키는 특집이다. 또 거기엔 적잖은 경계심도있다.
1977년 뉴스위크는 『한국인이 몰려오고 있다』는 커버 스토리를 실은 적도 있다.
15년 동안 해마다 약 10%씩 비약적 경제성장을 해온 한국이 미국과 일본을 뒤따르고 있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지금, 뉴스위크는 한국을 「주식회사 일본」에 비교하고 있다.
『60년대의 일본처럼 한국은 세계수출 시장을 향해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표현하고 있다.
심지어는 『한국인들이 언젠가는 미국을 밀어 제치고 일본 다음 가는 제2의 전자제품 생산국이 될수 있을 것이라는 신념에 차 있다』는 표현도 있다.
그건 우리에게도 매우 고무적인 평가다. 남들이 어느새 우리를 그렇게 봐준다는게 신기롭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칭찬에 우리가 감개할 시기는 지났다.
뉴스위크도 『한국의 경제규모는 일본의 15분의1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
거기다 한국은 난문제가 산적해 있다는 것도 지적했다. 『주체하기 힘든 관료주의, 변덕스런 정치풍토, 만성적 투자자본 결핍, 그리고 과대한 국방비 지출』이다.
뿐만아니다. 일본이 전후에 부를 비교적 공평하게 배분한 것과는 달리 한국은 빈부의 소득차가 벌어져 왔다.
또 권위주의적인 통치도 문제의 하나로 보았다.
발전을 저해하는 장애요인들은 지금까지 우리가 키워 온 업적의 장래를 불안하게 한다.
게다가 한국의 「총력을 기울인 뇌격전」은 심각한 반격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
미국이 13건의 덤핑제소로 브레이크를 걸고 있다. 유럽도 수입의 문호를 차차 죄고 있다.일본은 기술 이전을 회피하며 해외시장에서 투매와 악선전으로 방해하고있다.
값싼 노동력에 의한 해외시장은 중공, 파키스탄, 말레이지아에 잠식되고 있다.
바로몇 주전 뉴스위크는 4마리 작은 호랑이(한국, 싱가포르, 대만, 홍콩)를 능가하는 「슈퍼타이거 중공」의 출현을 예고한바 있다.
「주식회사 한국」은 이제 정말 어려운 과제들 앞에서 새로운 자각과 단합을 보일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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