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문한 '코리아 엔젤'…자전 연극 '베를린에서 온 편지'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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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독 간호사로 고향을 떠났던 ‘영자(영화 국제시장의 여주인공)’들이 고국 무대에서 자전적 연극 공연을 펼친다. 파독 간호사로 구성된 ‘빨간구두’ 연극단 27명은 23일 7박 9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간호사 파독 50주년을 기념해 하나금융그룹, 사회복지기관인 ‘함께하는 사랑밭’, ‘한국연극인복지재단’이 공동으로 지원하는 ‘파독 간호사 모국 초청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이들은 27일 대학로에 있는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파독 간호사의 애환을 담은 자전적 연극 ‘베를린에서 온 편지’ 공연을 펼친다. 행사 당일 공연장 로비에선 60년대 파독 간호사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사진전도 열린다. 이들은 연극 공연이 끝난 후인 28일부터 판문점, 서울 시내, 용인 민속촌 등 모국 투어에 나설 예정이다.

파독 간호사는 대한민국의 경제성장 과정에서 외화 획득을 위해 1966년부터 1976년까지 1만명이 넘게 모국을 떠났다. 국민 소득이 76달러에 불과하던 시절 이들은 8000여명의 파독 광부와 함께 대부분의 급여를 고국으로 송금했고, 이들이 보낸 외화는 한국 경제 발전에 큰 밑거름이 됐다.

이들은 ‘코리아 엔젤’로 불리며 독일의 간호 시설에서 40년 이상씩 근무하고 퇴직했지만 여전히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한강의 기적을 만든 주역인 파독 간호사가 지닌 시대적 의미를 널리 알리고 이분들의 헌신적인 삶을 조명함으로써 세대간 소통과 공감을 이끌어 내고자 기획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나금융그룹의 사회복지재단인 ‘하나금융나눔재단’은 2011년부터 약 600여명의 파독 간호사와 광부들의 장수 사진 촬영을 지원해왔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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