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간염 유치원 가기 전에 예방주사 맞히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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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어린이의 감염성 질환가운데 최근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간염이 손꼽히고 있다.
우리나라 소아간염의 실태와 치료·예방에 대해 연세대의대 김병길교수(부속영동법원 소아과장)로부터 알아본다.
김 교수팀이 83년4월부터 84년12월까지 연세대부속영동법원소아과에 간염으로 입원한 2백5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A형 간염이 38·0%로 가장 많았고, A형도 B형도 아닌NANB형 (일명 C형)이35·6%, B형이 21·2%였다.
연령별로는 7∼9세가 25·6%, 10∼12세가 20·4%로 국민학교 재학생이 절반이상이며 남녀의 비율은1·9대1이었다.
B형 간염의 경우 일반적인 어린이의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율이 10·8%인데 비해 이들 소아간염 환자에서는 27·2%로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가족의 혈청검사에서 엄마의 양성 율이 22·4%, 아빠 20·8%, 형제가 17·9%였으며, B형 간염 환자만의 가족검사에서는 엄마의 항원 양성률이 47·1%, 아빠 25·9%, 형제가 58·8%로 나타나 B형은 엄마가 주 감염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C형의 경우 수혈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C형 간염 환아 89명 가운데 수혈을 받은 어린이는 1명도 없었다.
간염을 가진 어린이의 증세는 일반적으로 미열·식욕부진·복통·복부팽만감·전신권태감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A형의 경우 다른 형에 비해 황달기가 심하고 갈색 뇨 인 경우가 많은 것이 특이하다.
간염으로 의심되면 일단 입원하여 급성인지, 만성인지를 구별하고 급성인 경우 어떤 형인지를 가려 치료대책을 세우게 되는데 예후는 A형이 가장 좋고 다음이 C형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가능한 한 집단생활을 시작하기 전 (유치원·국민학교 입학 전)에 예방백신을 끝내주도록 권고하고 있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간염백신의 항체 생성 률은 메이커가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소아에서조차 60%정도로 알려져 있는 실정이지만 그나마 현재로서는 유일한 능동적 예방 대책이다.
그러나 어린이의 경우에서도 백신을 맞지 않아도 좋은 경우가 많으므로 검사결과에 따라야 한다.
조사자에 따라 다르긴 하나 어린이는 대개 10%정도가 항원보유자(감염자)이고 10∼l5%가 항체를 갖고있어 어린이 4명중 1명은 맞을 필요가 없는 셈이다. 즉 항원이 양성으로 나타난 10%정도는 현재 앓고 있거나 증상 없이 항원을 보유하고있어 접종시기를 놓친 경우이며, 10∼15%에서 항체가 있다는 것은 알게 모르게 간염을 앓고 난 후 항체가 생겨 면역이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특히 가족 중에 B형 간염을 앓았거나 앓고 있는 경우에도 혈액검사를 해보도록 하고, 반대로 자녀가 간염을 앓는 경우는 부모나 형제도 검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신생아의 경우는 분만과정, 또는 분만 후 접촉을 통해 엄마로부터 옮길 위험이 매우 높기 때문에 모든 산모는 출산 전에 반드시 혈액검사를 하도록 권하고 있다.
엄마가 항원보유자, 특히 전염위험이 높은 e 항원보유자이면 출생 직후 영아에 면역 글로블린과 백신을 주사해주는 것이 만성보균자로의 이행을 막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한 조사에 의하면 산모의 표면항원 양성률이 7·4%였으며 이들의 자녀를 생후 6개월까지 추적조사 한 결과 62·5%의 영아에서 항원이 발견되었으며 이에 비해 글로블린과 백신을 한 경우는 7·1%만이 항원보유자였다는 것.
이밖에 예방을 위해서는 전파경로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방법이 있는데 화장실을 나오기 전에 반드시 손을 씻도록 하고 귀엽다고 뽀뽀를 해주거나 입에 넣었던 것을 먹여주는 일 따위는 삼가는 것 등이다. <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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