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ㆍ유화 업계도 실적 신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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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덕에 정유·석유화학 기업의 주머니가 두둑해졌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선으로 낮게 깔리며 마진은 대폭 늘었고, 쌀 때 사두자는 심리로 석유 제품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LG화학은 21일 실적발표에서 올 1분기 매출 4조8741억원, 영업이익 4577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이 0.8%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26.5% 불어났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3.3% 감소한 데 비해 영업이익이 30% 늘었다.

실적 개선은 기초소재 부문이 주도했다. 유가 하락으로 에틸렌·프로필렌 등의 생산 원가가 줄며 기초소재 부문에서만 3조5120억원의 매출과 466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정보전자소재 부문과 전지 부문이 기록한 83억원의 영업손실을 모두 덮었다. 일본 미쓰비시화학과 싱가포르 PCS 등이 1~2개월간 나프타분해설비 정비에 들어가면서 관련 제품의 가격이 오른 점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줬다.

마찬가지 이유로 다른 석유화학 기업의 실적도 전반적으로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은 각각 4600억~4800억원, 대한유화는 7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발표할 전망이다.

한화토탈도 1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5개 회사의 영업이익은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한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총 1조7000억 수준이 될 추산이다.

정유 회사도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에쓰-오일도 이날 실적 발표에서 1분기 매출액 3조4284억원, 영업이익 491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2381억원)보다 106%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428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에쓰-오일 역시 낮은 유가 덕분에 정제마진 상승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휘발유의 정제마진은 배럴당 지난해 15~16달러 하던 것이 올 초에는 23달러까지 올랐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 회복으로 인해 재고확충 수요가 증가했다"며 "5~9월이 운전을 많이 하는 시즌이라 수요가 계속 늘어 정유 업종의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2일 실적을 내놓는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7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며, GS칼텍스도 52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보다 110% 늘어난 2000억원대 영업이익이 나올 거란 게 증권가 관측이다. 현대오일뱅크가 호실적을 기록하며 모회사인 현대중공업도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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