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전후사」 연구열 높다 | 학위논문·저서 쏟아져 | 분단 시대 극복하려는 학문적인 의지 반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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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최근 해방 전후사에 대한 연구열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우리 시대에 대한 근원적 문제인식과 해결을 모색하려는 노력의 하나이며 분단시대를 극복하려는 학문적 의지의 반영이기도 하다. 시간적으로 과거를 객관적으로 되돌아 볼만큼 경과한점도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로 소장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종전의 소박한 문제 접근에서 탈피, 새로운 사회과학적 방법론을 동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방 전후의 역사에 대한 대학원생들의 석사 학위 논문이 대거 산출되고 있다. 「제1공화국 권력 구조의 정치사회학적 연구」 (최봉래·서울대) 「한국 군부의 초기 제도화에 관한 연구」 (허장·서울대) 「임시정부 후기 좌우 합작 연구」 (안준섭·서울대) 「해방 전후 한국의 국가 형성에 관한 연구」 (김지환·서울대) 「건국준비위원회 연구」(홍인숙·이화여대) 「여운형의 정치사상 연구」 (김광식·연세대) 「농지개혁에 관한 연구」 (장상환·연세대) 「미 군정기 노동운동 연구」 (성한표·서울대) 「미 군정기 한국 교육의 체제 형성에 관한 연구」 (이광호·연세대) 등.
이러한 연구열을 이끈 일군의 학자들이 있다. 그들은 이 분야의 개척자들이다.
분단 시대의 역사 인식과 좌우 합작, 통일 운동의 연구에 주력해 온 강만길(고려대), 정치사회학적 입장에서 해방 후 정치 엘리트 문제를 다뤄 온 진덕규(이화여대), 미 군정기 통일 운동과 민족 주체 세력 문제를 다룬 송건호, 민족 경제 시각에서의 분단 문제, 토지 개혁 등 경제 문제를 다룬 박현채·유인호(중앙대)·이대근(성균관대), 국제 정치적 시각에서 분단 문제를 연구한 김학준(서울대) 씨 등. 이밖에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학자 그룹이 있다.
이들이 초기의 어려운 상황에서 특히 문제를 제기하고 의식을 고취시킨 점이 두드러지다면 소장 연구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실증적 연구에 주력하고 있는 평이다. 전체적으로 이 시대 연구는 한층 심화되고 있다.
한편 해방 전후사에 강렬한 관심을 가진 광범한 독자층이 연구열을 북돋고 있다. 이 시대를 다룬 출판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분단 시대의 역사 인식』 (강만길 저·창작과 비평사) 『한국 문체와 국제 정치』 (김학준 저·박영사) 『해방 전후사의 인식』 (송건호 외저·한길사) 『한국 민족주의론』 1, 2권(창작과 비평사)에 이어 최근 『한국 사회의 재인식I』 (변형윤외저·한울사) 『한국 사회연구』 1, 2, 3권 (한길사) 『한국 민주당 연구』 (심지연저·풀빛사) 『한국 현대사의 재조명』 (서대숙 외저·돌베개) 『분단 전후의 현대사』 (「브루스·커밍스」 저·일월서각) 『해방 3년과 미국』 (미국무성 비밀 외교문서·돌베개) 『분단 시대와 한국 사회』 (변형윤외저·까치사) 등이 선보이고 있다.
특히 『해방 전후사의 인식』은 한국 현대사 연구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79년 10월 당시 필자난과 어려운 상황 속에서 난산한 이 책은 지난 6년 동안 15만부 가까이 나가 이 분야의 기본서로 자리잡았다. 출판사측은 올해 안에 『해방 전후사의 인식』 2, 3권을 펴낼 예정이다. 지금까지의 학문적 업적을 정리, 총론에서 각론으로, 문제 제기에서 질적 심화로 한 단계 진척시킬 계획이다. <이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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