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학생의 득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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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부직을 가지는 학생들은 크게 두유형으로 나누어진다. 학자금 마련을 위한 경우와, 용돈마련을 위한 경우가 그것이다. 전자를 ㈎어쩔 수 없는 현실에서 ㈏불가피한 일을 한다고 ㈐볼 때, 후자의 경우는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학생들이 학업 외의 부직에 종사하면서 얻는 것은 예상외로 많을 수도 있다. 그들은 먼저 주위의 자기 또래들보다는 더 일찍 사회경험을 하는 것이고, 폭 넒은 경험은 그들에게 ㈑보다 넓은 사고의 폭과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보는 눈을 준다. 또한 강한 자립심과 굳센 의지를 ㈒가질 수도 있다. 이 점은 지금까지 근대사를 ㈓보다 빛나게 장식해온 많은 위인들의 실례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아직 이들이 ㈔정신적·신체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학생들이고, 그런 상태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야 식당에서 접시를 닦는다거나 신문배달을 하는 것에 ㈕한정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부직들은 소위 사회의 밝고 따뜻한 면보다는 어둡고 각박한 면을 더 드러내 놓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가끔 국민학교 4, 5학년 정도로 보이는 아이가 신문을 등에 메고 옆에 다도 끼고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을 볼 때는, 정말 ㈖미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물론 우리는 밝고 후한 면만을 보고 살아갈 수는 없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못한 자와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 논리를 아직은 완전한 사회인이 아닌 학생들에게까지 구태여 적용시킬 필요는 없는 것이다.
㈗나 자신 학생의 입장이고, 부직을 가진 학생들을 가까이 대할 기회도 있었는데,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일부러 부직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일부러 부직을 가지는 학생들이 추구하는 것이, 자신을 보다 나은 인간으로 만들기 위함이라면, 그것은 남과 다름없는 삶 속에서도 충분히 달성될 수 있다고 믿는다. 주의의 여러 유혹을 물리치면서 자신의 목표를 향하여 매진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자기 완성의 길이기 때문이다.

<변정선 (부산고부설 방송통신고교3년)>
우리가 접하는 입지전적 인물들을 보면 그들이 젊은 학창시절에 부직을 통해 ㈎생산적인 자기창조에 ㈏두었음을 알고 있다. 그들은 건전한 부직을 통하여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어려운 여건에서도 고학으로 ㈐자기를 극복하고 바라던 목표에 매진하여 오늘날 사회에서 존경받는 분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볼 때 학생들의 부직은 ㈑그 시기에 있어 귀중한 자산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를 잘 활용함에 따라 그들이 삶을 창조해 가는데 큰 밑거름이 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젊은이들이 부직을 통해 얻는 것은 무엇일까? 첫째로 들 수 있는 것은 ㈒인격의 완성에 있다. 이들이 학원의 울타리 속에서 배우지 못했던 사회의 실정을 폭넓게 체험해 보면서 현실에 대한 안목과 노동의 귀중함을 앎으로써 자아 성장에 기여하는 것이다.
둘째는 자기 계발이다. 여가시간을 통한 부직은 그들의 ㈓개성과 장점을 조기에 발견할 기회를 제공하여 잠재력을 일깨우고 ㈔자립심과 ㈕독립심을 길러준다. 그리고 이마에 땀을 흘려봄으로써 돈의 귀중함과 근로의 기쁨을 배운다는 것은 그들에겐 정말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사물엔 양면이 있듯이 부정적 측면의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첫째로 이들이 아직 사회적 경험이 부족하고 순수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사회의 퇴폐적·향락적인 환경에 오염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쉽게 돈을 마련하기 위하여 밤업소와 유흥업소에 접하는 것은 그 중 좋은 실례이다.
둘째는 그들이 금전에 매력을 느껴 본연의 임무인 학업을 게을리하여 주객이 전도될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이것은 젊은 학생들에게 일찍 정신적 가치보다 물질만능의 사조에 빠져 그릇된 가치관을 가지게 될 우려가 있다.
무엇보다도 학생의 본연 임무는 진리 탐구와 학문 연마에 있다. 그러므로 부직이 삶의 폭을 넓혀주고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데의 방편으로 작용해야지 결코 목적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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