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쇼 보고 즐기며, 전문가 꿈 키울 수 있게 도울 겁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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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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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주 사무국장(뒷줄 왼쪽 셋째) 등 3인방은 장애인시설에서 첫 드론 봉사활동을 했다. [프리랜서 오종찬]

지난 7일 오후 전남 목포시 대양동 소망장애인복지원 2층 강당. 바닥에 놓여 있던 3대의 드론이 “위이잉~” 하는 경쾌한 프로펠러 소리를 내며 떠올랐다. 그러자 장애인 30여 명이 일제히 고개를 뒤로 젖혀 천장 쪽을 바라봤다. 지체장애로 몸이 불편해 의자와 휠체어에 앉아 있던 이들의 표정은 금세 아이처럼 환하게 밝아졌다. 이들은 호기심 어린 얼굴로 드론이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 연신 고개를 움직였다. 사단법인 한국드론산업협회 전남지회 김원주(43) 사무국장 등 3명이 공중제비를 돌듯 드론을 회전시키자 여기저기서 “우와” 하는 탄성도 터져나왔다. 큰 소리를 내며 박수를 치는 이들도 있었다.

복지시설 찾아 봉사하는 드론 3인방
월 1~2회 방문해 시범 보이고 교육
“불우아동·장애인, 드론 접하게 해
관련 산업으로 진출 기회 열어줄 것”

김 사무국장과 김관수(41) 사무차장, 고성순(34·여) 간사 등 전남지회 소속 3인방은 이날 처음으로 ‘드론’ 봉사활동에 나섰다. 앞으로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보호자가 없거나 부모의 이혼으로 혼자가 된 어린이, 가족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노인들이 머무는 목포 지역 아동·노인·장애인 시설 3곳을 한 달에 한두 번씩 찾아 드론 시범을 보여주고 교육도 할 계획이다.  

이들이 드론을 봉사활동 소재로 삼은 이유는 신체 일부가 불편한 장애인을 비롯해 남녀노소 누구나 조금만 배우면 쉽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문화·체육 프로그램 참여 기회가 드문 아동과 장애인 등이 드론쇼를 보면서 즐거움도 느끼고 꿈도 가질 수 있을 거란 판단도 있었다. 김 사무국장은 “아이들과 장애인, 노인분들이 드론을 배우면서 정신적·육체적으로 모두 건강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드론 3인방이 해당 시설들을 찾아가 드론 비행 시범을 보이자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뜨거웠다. 지체장애인 유성윤(41)씨는 “눈앞에서 드론을 실제로 본 게 처음이라 무척 신기했다”며 “빨리 배워 직접 날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소망장애인복지원 정승권(48) 원장도 “몸이 불편해 정서적으로 위축된 상태의 장애인들이 드론을 보고 배우며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드론 3인방의 최종 목표는 아이들과 장애인들을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드론 산업 분야의 전문가로 키우는 것이다. 드론 레이싱, 드론 항공 촬영, 드론 수색 등 분야도 다양하다. 마침 정부가 전남지역의 전략산업으로 드론 산업을 선정한 터라 이들의 목표가 더욱 탄력을 받을 거란 게 김 사무국장의 설명이다. 김 사무국장은 “사회적 약자들이 드론 산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된다면 앞으로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으로도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목포=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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