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이 넘도록 공사 현장에 침입해서 전선 3만7000m를 훔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구리 전선을 상습적으로 훔친 혐의(상습절도)로 정모(48)씨를 구속했다고 10일 밝혔습니다. 정씨가 훔친 전선을 산 고물상 주인 계모(57)씨도 장물 취득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달 6일 오전 1시20분쯤 면목동의 한 신축 빌라 공사장에 침입했습니다. 정씨는 층마다 건물 내벽에 설치돼 있는 전선을 펜치로 잡아 당겨 잘라냈습니다. 벽면엔 전선과 전원 스위치를 연결하기 위한 구멍이 있어 벽 속에 있는 전선을 잡아 당기기 쉬웠습니다. 이날 정씨는 길이 1000여 m, 무게 15㎏ 가량의 구리전선을 훔쳤습니다. 경찰은 “시가 70만원에 해당하는 양”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정씨는 2011년 7월부터 이번달 1일까지 서울 일대를 돌며 총 32차례에 걸쳐 시가 3500만원 상당의 전선 3만7000여 m를 훔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씨는 훔친 전선을 계씨에게 1㎏당 5500~9000원을 주고 넘겼습니다. 계씨는 이 전선을 다른 고물상에게 2000~3000원 웃돈을 받고 팔았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100회 넘게 전선을 훔쳤다는 정씨의 진술을 토대로 추가 범행에 대해 수사 중”이라며 “절도를 막기 위해선 공사 현장에도 폐쇄회로(CC)TV 등 보안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