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사냥으로 세계의 ‘안방’ 도약 노린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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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4호 18면

중국 안방(安邦)보험의 국내 진격이 매섭다. 지난해 동양생명에 이어 이달 6일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을 인수했다. 두 보험사의 자산을 합치면 약 40조원으로 업계 5위로 올라선다.


안방보험의 선장은 우샤오후이(吳小暉·50) 회장이다.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 출신으로 싱가포르국립대를 졸업했다. 2004년 안방보험을 설립한 그는 12년 만에 3만명의 직원을 거느린 중국 5대 종합보험사로 키웠다. 지난해 말 기준 안방보험 총자산은 1조9000억 위안(약 338조원)에 이른다.


우 회장은 국가와 업종을 가리지 않고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그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뉴욕의 최고급 호텔인 윌도프 아스토리아를 19억5000만 달러(약 2조2480억원)에 사들이면서다. 이 밖에도 벨기에 델타로이드 은행과 네덜란드 보험사인 비밧, 미국 보험사 피델리티를 인수했다. 지난 1년 반 동안에만 최소 230억 달러(약 27조원)의 해외 자산을 사들였다.


안방보험이 빠르게 성장한 데는 정치적 배경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이혼한 것으로 알려진 그의 세 번째 부인은 중국 개혁의 설계사인 덩샤오핑(鄧小平)의 외손녀 덩저루이(鄧卓芮)다. 중국 혁명 원로 중 한 명인 천이(陳毅)의 아들 천샤오루(陳小魯)는 안방보험의 등기이사다.


우 회장의 포부는 원대하다. 그는 지난해 초 미국 하버드대에서 열린 취업설명회에서 “앞으로 10년 안에 안방보험 브랜드를 가진 회사를 모든 대륙에 세워 어느 곳에서나 ‘니하오’라는 중국어 인사말을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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