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용, 매국대가로 15만엔 받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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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말 매국노들의 매국의 시가는 얼마였으며 매국논리는 어떠했나.
강만길교수(고려대·한국사)는 친일파 송병준이 당시 일본수상「가쓰라·다로」(계태랑)와 만나「합방」의 비용으로 일본돈 1억 엔을 요구했다고 소개하고 있다(『오늘의 책』85년 봄호). 「가쓰라」가 너무 비싸다며 절반으로 깎으니 송은『비싸지 않다. 생각해보라. 3천리에 이르는 땅덩어리와 2천만의 인구가 있고 몇 십억 몇 백 억인지 모를 부원을가지고 있는 한국을 사들이는 값이 아닌가』라고 제멋대로 흥정했다.
그러나 다음해 일본이 한반도를 실제로「병합」할 때 투입한 돈은 3천만엔.
병합과정에서 일본측 실무를 맡았던「고마쓰」(소송녹)의 회고록『명치외교비화』에따르면 병합단행의 실마리는 신소설작가 이인직의 주선으로 시작됐다.
일본측이 이완용 내각을 무너뜨리고 송병준 내각을 세울 것이라는 소문을 퍼뜨리던 한 무더운 여름밤, 이완용의 심복 이인직은「고마쓰」를 찾아갔다.
「고마쓰」는 그의 방문을『그물을 치기도 전에 고기가 뛰어들었다』고 표현했지만 이인직은 이 자리에서 자신보다 더한 친일내각은 나올 수 없을 것이라며 스스로 합방을 담당하겠다는 이완용의 뜻을 전했다.
이완용은 송과의 불화와 친일경쟁에서 기선을 제압, 송내각의 출현으로 입을 불이익과 상해로 도망해야할 사태를 미리 막고 일본측으로부터 제1급 합방공로자로 우대 받아 백작작위와 15만 엔의 매국 값을 받은 반면 매국경쟁에 뒤진 송은 자작작위와 10만 엔을 받는데 머물렀다.
대한제국이 스스로 보전하기 어렵고 동양평화를 깨뜨리는 원인지역이 되므로 주변 최강국인 일본에 합방되는 것이 백성을 살리고 동양평화에 이바지하는 길이라는 게 이완용의 매국논리였다.
그러나 합방후 한반도 주민은 도탄에 빠지고 일본의 한반도병합은 동양평화를 깨뜨림은 물론 세계대전을 일으키는 시발점이 됐으며 매국노들의 안위와 이익추구의 사실만이 영원히남게 됐다. 강교수는 이 같은 역사의 진실이 어찌 이완용의 매국논리에만 한정되겠는가 고 반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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