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독 자동차·기계등도 경쟁력 회복|84년 대미흑자 전년비 43%나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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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 관광객들의 유럽쇄도현상을두고 40년전 「노르망디의 D데이」이래 최대규모로 미국인이 강력하게 「달러화로 무장하고」대륙에 상륙하고 있다고 서독의 한 신문은 표현했다.
서독의 경우 미국인관광객은 10만∼20만명이 고작이던것이 이제는 불과 2년사이에 50만∼60만명으로 불어났다.
달러화강세로 호황을 누리는것은 관광부문뿐만 아니다. 전통적인 서독의 수출산업부문·자동차·기계·화학·전기공업부문뿐 아니라 국제경쟁력이 없던 부문까지 대미수출에 끼어들어 서독경제를 이끌어가고있다.
달러화의 환율이 평균 2.5마르크 수준이었던 83년에 3백28억마르크(1백30억달러)를 미국에수출, 50억마르크(20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던것이 환율2.8마르크 수준이던 84년에는 4백68억마르크(1백67억달러)를 수출해 43%의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무역흑자는 1백77억마르크(63억달러)로 전년에 비해 3배를 더 벌어들였다.
전통적으로 국제경쟁력이 낮아 국내시장에만 주력하던 철강·섬유공업부문까지 미국시장에뛰어들자 미국에서 「자율규제」하라는 핑계로 유럽산 철강수입을 규제, 미국과 EC간 무역분쟁까지 빚어냈다.
코카콜라와 맥도널드햄버거의 본고장인 미국에 이제는 서독포도주까시 값싼 음료로 판매되고 과자류와 치즈까지 파고들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달러화강세가 서독경제에 모두 밝은 전망만 가져다 주는것은 아니다.
수출과는 반대로 달러화로 수입하는 외국상품의 값이 그만큼 비싸지기 때문이다.
또 달러화의 강세가 대부분 경제전문가들의 말대로라면 「자연스런 경제흐름에 따른것이 아니고 미국의 경제정책에 따른 인위적인 것」이기 때문에 언젠가 달러화가 폭락해 혼란을 가져올지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수출호황에 느긋해진 서독수출기업들이 안일에 빠져 기술혁신을 게을리할 우려가 있고 허구적인 달러시세를 바탕으로한 기업구조가 사상누각과 같은 것이기때문에 달러화가 현실화될 경우 커다란 진통을 겪을것이라는 걱정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 수출이 몰리면 미국정부는 국내산업을 보호하기 의해 어쩔수 없이 보호주의정책을 쓰게될 것이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달러화강세가 걱정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산업계 전반과 정책입안자들은 아직 지금과같은 환율을 별로 걱정하지 않고 오히려느긋한 태도다.
서독경제의 바탕은 지급과같은 달러화의 변동에 따라국내물가가 영향을 받지 않을 만큼 안정돼 있고(84년인플레 2.5%) 국제수지도 계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기때문에 정부와 중앙은행에서 위기감 같은것은 느끼지 않고 있다. <끝> 【본=김동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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