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개똥 투척…범인은 이웃 난폭운전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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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광산경찰서]

으악, 이게 뭐야."

광주광역시 광산구 모 아파트 주민 A씨(32·여)는 지난달 12일 오전 경비원의 연락을 받고 주차장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주차해둔 자신의 차량 앞유리에 오물이 뿌려져 있고 코를 찌르는 악취가 났기 때문이다.

A씨는 주변 차량들은 아무런 피해가 없는 점과 오물이 정확히 자신의 차량 유리에만 뿌려진 점에서 누군가 고의로 벌인 일이라고 판단해 경찰에 신고했다. 딱히 머릿속에 떠오르는 범인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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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광산경찰서]

경찰은 곧장 수사에 착수했다. '원한 관계'에 의한 주변인 소행일 범행일 것이라고 판단하고 주변 아파트 폐쇄회로(CC)TV와 차량 블랙박스에 대한 확인에 나섰다.

CCTV 녹화 자료를 확인하던 경찰은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11일 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온 인근 아파트 주민 B씨(37·여)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B씨의 손에 수상한 검은색 비닐봉지가 들려 있어서다.

경찰 조사 결과 피해 차주 A씨와 용의자 B씨는 서로 얼굴을 아는 사이였다. 전날 아파트단지 도로에서 차를 운전하던 B씨가 A씨의 차량과 충돌할 뻔하자 "양보운전을 해야지 운전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경적을 울리고 차량으로 진로를 가로막아 운행을 방해한 일이 있었다.

조사 결과 B씨는 전날 오후 일로 화를 참지 못해 집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가지고 나와 A씨의 차량 유리에 들이부은 것으로 드러났다. 음식물 쓰레기 봉지 안에는 애완견 배설물도 있었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5일 운전 중 상대 차량의 진로를 가로막는 등 난폭 운전을 하고 주차된 차량에 오물을 뿌린 혐의(재물손괴)로 B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광주광역시=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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