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가 작다는 착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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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근래에 와서 어린이부터 어른에 이르는 여러 연령층의 남자들이 자기 성기가 작다는 고민때문에 내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최근 비만체질아가 느는데 따라 4∼5세 된 사내아이에서 고추가 두꺼운 지방층에 파묻혀 가리워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나 가장 많은 것은 사춘기를 지난 젊은이들이 찾아와 대중목욕탕에 가보면 자기 성기가 친구들것에 비해 너무 작아 심한 열등감을 느끼게 되며, 나아가서는 이 때문에 입시공부도 잘 되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경우일 것이다.
이들을 실제 진찰해 보면 크기가 크면 크지 작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런 신경증 환자는 자기음경의 크기를 성인 평균치에 잘못 적용비교한데서 온 착각이다 쌍둥이 출산인데도 옆집 송아지는 자기네 것보다 더 크다고 느끼는 것이나 다름없다.
대체로 음경발육은 13세 때부터 현저히 나타나 16세에는 급속히 발육하며, 만21세가 되면 그 발육이 완성된다.
발육이 일단 완성된 뒤에는 성교 운동 같은 훈련이나 호르몬제를 투여해도 더 커지지는 않는다. 우리나라 정상인의 음경의 평균치는 그 길이가 평시는 7·4㎝에, 발기시는 11.2㎝이고, 둘레가 평시는 8·3㎝에, 발기시는11.0㎝이며, 용적이 평시는 40㎖에, 발기시는 1백20㎖가된다.
그러나 발기했을 때의 음경의 길이가 5㎝이상이면 성생활이나 배뇨에 큰 지장이 없다. 따라서 평상시의 길이가 4㎝이하가 아니면 병적인 단소음경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단소음경은 성인남자 2천명 중 한 명 꼴일 정도로 드물다. 중년 남성 중에는 자기 음경이 작다고 하여 성형주사용 물질 같은 이물을 주입하여 증대시키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본인 자신은 물론 성 상대자에게도 이렇다할 유리한 효과를 나타내지 못할 뿐 아니라 도리어 지방 육아종이라는 해로운 혹을 불이게 된다. 그래서 암을 유발할 위험성이 있는 이 합병증을 제거해달라고 간청하는 예도 드물지 않다.
이런 현상은 음경의 크기가 자신의 성적 능력에 비례하거나 여성이 받는 성적감각의 강도에 비례한다고 착각한데서 오는 피해다.
부부의 성적 행복감의 높고 낮음은 종합적인 성생활전체의 내용에 있는 것이지 단순히 남성이나 여성의 성기의 크기나 모양에 따르는 것은 아니다. 여성의 쾌감은 질강입구 3분의1 부위에 형성되는「극치감대」에서 주로 느끼며 질강내측 3분의2 부위에서는 별 감각을 느끼지 못한다. 또 여성의 질강은 석고와 같은 단단한 고형물이 아니며, 음경의 크기에 따라 탄력성을 갖고 자유로이 신축 적응한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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