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열풍에 휘말린 관가, 귀엣말 풍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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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영전일색 일단 안도>
○…2·18개각으로 정부인사의 포문(?)이 열리면서 내무부직원들은 한주일내내 인사열풍에 휘말리고 있는 느낌.
차관과 지사의 이동이 영전일색으로 밝혀지자 『혹시…』하고 문책을 염려하던 직원들은 일단 안도는 했으나 1급 부지사의 임명, 지방행정 연수원 입교등 연쇄반응을 몰고 올 후속인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느라 모두들 몸살.
경찰은 치안감·경무관·총경·경정의 승진과 이에 따른 보직발령등 선거로 미루어 왔던 84년도분(?)의 인사가 꼬리를 물어 만나는 사람마다 일손을 놓고 서로 『어떻게 된다더냐』고 귀엣말을 주고받기에 열중.
최대의 관심사는 도경국장과 서울시내 서장자리를 놓고 격전을 벌이는 경무관급과 총경급 인사.
『현직근무 2년이상자가 이동대상 이라더라』『아니다, 1년6개월이라더라』는 등 갖가지 추측과 설이 끊임없이 난무하는 가운데 치안본부의 2월은 인사열풍으로 온통 한여름 날씨보다 더 뜨겁게 달아오른 느낌.

<1백여명 이동 예상>
○…서울시 본청과 구청직원들 사이엔 곧 있을 대폭적인 승진인사를 앞두고 비상한 관심을 집중.
본청 고참 국장들은 김진원 기획관리실장의 부시장 승진으로 공석이 된 기획관리실장 자리를 놓고 심한 눈치싸움을 전개.
또 본청 고참과장과 구청국장들은 17명의 부이사관급 부구청장 승진에 잔득 눈독을 들이고 있는 실정.
이와함께 고참 사무관들은 서기관의 부구청장 승진에 따른 서기관 승진인사와 이에 따른 수평이동등 1백여명의 자리바꿈이 있을 것으로 예상, 일손을 반쯤 놓고 있는 상태.
특히 구청총무국장들은 『부구청장자리 17석중 7∼8석은·지난번 선거때 공(?)이 큰 우리들 차지가 아니겠느냐』면서 대단한 기대.

<경무과 전멸에 "경악">
○…총경과 경정급 경찰승진인사의 뚜껑이 열린 18일과 19일 서울시경은 선임부서를 자처해 온 경무과가 승진인사에서 전멸되는등 예상외의 결과가 나타나자 어리둥절한 표정.
경무과 직원들은 이번 승진 심사대상에 과장(총경)을 비롯, 계장(경정)등 5명이 들어있어 예년처럼 큰 기대를 가졌었으나 모두 탈락하자 『선임부서를 이렇게 푸대접할수 있느냐』며 침울한 분위기.
심사에 참여했던 한 간부는 경정급 승진심사에서 근무연한 이외에「특수공로」를 배려, 고참급이 우대되는 바람에 예상밖의 결과가 나온것 같다고 촌평.

<기존방침 유지를 다짐>
○…문교부 직원들은 신임 손제석장관이 지난19일 취임후 첫실·국장회의를 주재하면서 『현재의 팀을 유지하면서 문교정책의 기존방침을 그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일단은 안도하는 표정들.
직원들은 그러나 이같은 장관의 방침이 얼마나 갈지 현재로서는 점치기 어렵다며 손문교 팀의 인사색깔이 멀지 않아 드러나지 않겠느냐고 관측.
우선 이규호 대통령비서실장이 맡고있던 한국교원대총장직과 2월26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부산시교육감자리와 금년상반기에 발족할 중앙교육평가원의 차관급원장을 비롯, 1급(교수 또는 장학관) 부원장직, 2∼3급 (교수 또는 장학관) 부장 5자리, 4급(교수 또는 장학관)의 총무과장과 20개실장등 굵직한 자리를 채워야하는등 연쇄적인 인사바람이 불가피한 실정이기 때문.
더구나 이들중 교원대 총장과 부산교육감은 전임 권번혁장관이 이미 내정과정을 거쳐 대통령의 재가를 기다리던 터여서 신임 손장관으로서는 시기적으로 서둘지 않을 수 없는 입장.

<깐깐한 인상 한때긴장>
○…체신부직원들은 신임 이자헌장관의 인상이 깐깐해 보이는데다 취임식에서 『나는 언행이 일치하는 사람』이라며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성실한 대민봉사자세를 강조하자 한때 바짝 긴장.
직원들은 그러나 이장관이 뜻밖에도 『이번 구정은 민속의 날로 정한후 처음 맞는 휴일인데 직원들이 업무보고 준비때문에 가족들과 지내지도 못해서야되겠느냐』며 실·국의 업무보고를 21일로 미루자 안도의 한숨.
이장관은 또 구정인 20일 비서관만 대동한채 중앙전신국과시외전화국·중앙우체국등 현업
관서를 예고없이 방문, 직원들에게 『장관도 여러분과 호홉을 같이하며 여러분의 소리를 정책에 반영토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금일봉을 주자 직원들은 『지역구의원출신 장관이라 좀 다른것 같다』며 마음을 놓기도.

<4선의원 관록을 과시>
○…이해원 신임 보사부장관은 취임하자마자 유창한 말솜씨로 교수(성대)출신에 4선의원다운 관록을 유감없이 발휘.
이장관은 지난19일의 이·취임식에서 즉흥연설로 직원들을 놀라게 한데다 장관실에 들른 국장들에게도 거침없는 화술을 구사해 직원들 사이엔 벌써부터 「입심 좋은 장관」이라는 소문이 파다.
직원들은 이장관이 교수직을 거쳐 8대 국회의원때 공화당대변인, 유정회총무, 민정당의원등을 역임했으니 그 말솜씨야 익히 알았지만 앞으로 장관앞에 직접 나서기가 두렵다고 한마디씩.

<손교통 유임 "예상밖">
○…제5공화국들어 개각이 있을때마다 장관이 바뀌어온 교통부는 이번 개각에서 손수익장관이 관례를 깨고(?) 유임되자 안도와 함께 예상이 빗나갔다는 표정들.
지난해부터 계속돼 온 개각설에 촉각을 근두세워왔던 직원들사이에서는 이번에도 장관이 다른 예비역장성이나 전라도출신인사로 교체되고 손장관은 다른 더 좋은 자리로 영전하지 않겠느냐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던게 사실.

<농협직원이 잡은 협박범, 경찰이 공로 가로채려다 들통|엉터리 발표에 분개>
○…은행원이 붙잡은 협박범을 놓고 2개경찰서가 서로 자기네 공로로 만들려다 들통.
서울등촌동 산부인과 여의사 협박범 조승내씨(38)가 지난19일 농협 서울전농동지점에서 여의사가 입금한 현금3백40만원을 찾으려다 조중신대리(33)와 행원 배선희양(19)의 유도로 붙잡혔던 것.
법인이 붙잡히자 서울청량리경찰서는 범인체포에 손도 까딱하지 않은 방범비상근무 경찰관의 공로로 발표를 했고 협박 사건 관할인 서울강서경찰서는 뒤늦게 나타나 수사협조요청을 했기 때문에 불잡았다며 서로 내무부장관 표창상신을 하는등 법석.
이를 뒤늦게 전해들은 농협직원들은『벼룩도 얼굴이 있다는데,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누가 번다지만 명명백백한 사실을 이렇게 뒤집을수 있느냐』고 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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