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첫발 디딘 의욕에 찬 신인사원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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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며칠 전부터 사무실 복도에서 신입사원들과 자주 마주치게 된다. 신입사원들은 초면인 나에게도 우렁찬 목소리로 『안녕하십니까』하고 인사를 잊지 않는다. 그들의 얼굴은 싱그럽고 발걸음은 경쾌하다.
취직-이것은 분명 인생의 새로운 출발이다. 직장생활을 시작함으로써 누구나 관념적으로 느껴왔던 사회의 현실 속에 자신을 던지고 그 속에서 자신을 실현해야하는 도전을 하게되는 것이다.
불현듯 큰 포부와 의욕을 안고 사회생활에 첫걸음을 내딛는 사회초년생들에게 몇년 앞서 직장에 발을 디딘 선배로서 감히 몇 가지 부탁을 하고싶은 충동을 느낀다.
첫째, 자신이 선택한 직장에 대하여 긍지를 가지라는 것이다.
아파트 분양처럼 채권입찰로 입사한 것도 아니고, 최근 대학입시처럼 눈치와 운으로 입사한 것도 아니다.
사원들은 직장에 관한 한 직장으로부터 선택받은 사람인 것이다.
사회생활·직장생활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생각이나 의지와 다른 여러 가지 상황에 부닥칠 수도 있는데 그럴 때는 그것을 부정하기 보다는 극복하려는 자세가 중요한 것이다.
자기 직장에 대하여 긍지를 갖고 자기실현의 장이라는 주체적 의식을 가질 때 자신의 발전과 직장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팀웍이 중요한 것이다. 직장은 몇몇 엘리트사원의 뛰어난 재주를 원한다기보다는 오히려 원만한 인격과 평범한 상식을 가진 사람들의 자주적이고 자발적인 팀웍을 필요로 한다.
구성원끼리의 협동심과 응집력이야말로 자신과 직장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개인주의나 영웅주의보다는 동료·상사와의 화합과 신뢰를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 위에서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진짜 공부는 입사하고부터 시작된다. 강요받는 것도 아니고 시험을 치르지도 않지만 스스로 자기 개발에 힘써야 할 것이다.
날마다 같은 직장에서 단순 반복적인 일을 하다보면 자칫 목표를 잃고 『월급만 받으면 됐지』하는 무사안일한 월급장이로 전락하기 쉽다.
넷째,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이 효율적이다.
목표가 없는 생활은 단순한 방황일 뿐이며 망망대해에 떠있는 조각배와 같다. 직장업무의 목표도 있을 것이고 개인적 목표도 있을 것이다.
구체적인 장기·단기계획을 세우고 하루하루 일로매진할때 일이 즐겁게 느껴지고 생활의 만족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직장이란 자기 삶의 많은 부분을 바치는 구체적 현장이다. 모든 일을 사소한 감정으로 속단하지 말고 겸허한 마음으로 배우고 의연한 자세로 처리하며 자신의 장래를 소중히 다루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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