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18대 친박연대처럼 유승민 ‘무소속연대’ 바람 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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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문수(오른쪽)·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 수성갑 후보가 24일 오전 수성구 선관위 사무실에서 후보 등록을 한 뒤 악수하고 있다. 두 사람은 경북고와 서울대 선후배 사이다. [대구=프리랜서 공정식]

대구가 출렁거리기 시작했다. 유승민(동을)·주호영(수성을) 등 새누리당 대구 지역 의원들이 잇따라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다. 4·13 총선을 20일 앞두고 여권(與圈) 균열이 현실화되면서 대구가 뒤늦게 태풍의 눈으로 급부상했다.

현지선 “돌풍” “역풍” 엇갈린 전망
주호영은 “계획 없다” 일단 선 그어
김무성 진박 무공천 발표도 새 변수

중앙선관위 공식 후보 등록이 시작된 24일 현재 대구 지역에서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후보는 유·주 의원 외에 류성걸(동갑)·권은희(북갑) 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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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정가에선 이들이 연대할 경우 1996년 자민련 돌풍이나 2008년 친박연대·친박무소속 바람을 재연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유 의원의 측근들은 “유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과 무소속 연대를 포함해 어떤 형태로든 함께 선거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국회에서 무소속 출마 선언을 한 주 의원은 무소속 연대 여부에 대해 묻자 “아마 무소속 후보가 많이 나오면 연락을 취할 수는 있지만 현시점에서 연대 계획은 없다”고 한발 뺐다.

지역에선 이들의 연대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고 연대하더라도 과거 같은 돌풍을 일으킬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기자와 통화에서 “15대 총선 당시 자민련 바람과 18대 총선 때의 친박연대·무소속 돌풍과 지금은 사안이 다르다. 현재는 최대 3~4석의 무소속 후보만 당선권에 있지 않느냐”며 “대구가 무소속 돌풍의 진원지가 되긴 어렵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현재 대구는 구심점이 없는 데다 박근혜 대통령 지키기 정서가 매우 강하다”며 “비박이나 친유승민계 연대가 공식화되는 순간 그 세력들이 오히려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방 의원 출신의 한 당직자는 “현재 대구 13곳 중 무소속 유승민 후보는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고, 주호영 의원은 유 의원 바람이 얼마나 자신의 지역으로 넘어가느냐에 성공 여부가 달린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날 김무성 대표가 진박 후보들이 전격 포진한 달성(추경호)·동갑(정종섭)·동을(이재만) 지역을 무공천 지역으로 발표한 게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이란 반응도 나왔다.

과거 친박·무소속 연대 바람이 불었던 2008년 18대 총선 때는 홍사덕(서구)·박종근(달서갑)·조원진(달서병)·이해봉(달서을) 등 대구에서만 4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다. 96년 15대 총선에서는 대구의 13개 지역구에서 자민련 소속 당선자가 8명에 달했고, 무소속이 3명이었다. 당시 여당이었던 신한국당은 서구의 강재섭·달성의 김석원 의원이 유일했다.

이가영·현일훈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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