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 76개 외국계 기업 불만 조사해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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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계 A사는 "생산 라인의 조정.변경과 인사 등 경영자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사항까지 노사 간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경영자의 경영권은 존중돼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또 다른 외국계 기업은 "노조가 불법으로 직장을 점거했는데 왜 경찰을 투입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외국인 투자기업 76개사를 상대로 한국에서의 투자 애로사항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외국인 투자 기업들은 한국의 노사관계를 가장 시급하게 개선돼야 할 부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노사 관계에 이어 ▶정부정책의 투명성▶생산비용▶행정규제 분야도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투자 기업들은 한국 투자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변수로 ▶시장의 성장 가능성▶생산비용 및 투자수익률▶노사관계를 들었다.

전경련 정성래 선임조사역은 "시장성장가능성이나 투자수익률 등이 투자결정의 당연한 고려사항임을 감안하면 국내 외국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할 때 노사관계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대다수(52.6%)의 기업이 한국의 투자환경이 국제 수준으로 개선될 경우 앞으로 2~3년 내 투자를 20% 이상 늘릴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산업자원부는 7일 "2분기 외국인 투자(신고기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1% 줄어든 15억5천3백만달러에 그쳤다"고 밝혔다. 외국인 투자는 지난해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63.7% 떨어진 것을 시작으로 올 1분기(-48.4%), 2분기 등 세 분기 연속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미국의 투자(2억2천6백만달러)가 85% 감소했고, 일본도 소폭 줄었다. 반면 유럽연합(EU)의 경우는 6억2천7백만달러가 투자돼 27.7% 증가했다.

프랑스 아토피나가 삼성종합화학과 합작투자를 했고, 프랑스 넥상스도 극동전선 경영권을 인수하는 등 EU지역 다국적 기업의 국내 진출이 활발했다.

김종윤.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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