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레터] 알파고의 진화, 한국정치의 퇴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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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의 아버지가 말했습니다. 우리 애는 이렇답니다. 현실을 관찰해 모델을 만든다, 그에 따라 행동 계획을 짠다, 그게 어떤 결과를 낼지 시뮬레이션한다, 여러 번 해 보다 목표에 가장 부합하는 행동을 내놓는다, 미흡하면 다시 관찰과 계획을 반복한다…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CEO가 오늘 KAIST에서 한 말입니다. 이성적 인간의 두뇌 활동과 같습니다. 한번 모델을 완성한 알파고는 그 전의 알파고와는 다른 알파고가 된다고 합니다. 이세돌을 두 번 꺾은 알파고는 그 전의 알파고와 다르다는 것이지요. AI의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라고나 할까요. 내일의 알파고는 오늘의 알파고가 아닙니다. 그렇게 진화하는 AI에 대해 낙관과 비관, 기대와 불안이 교차합니다.

인간과 인간이 맞부딪치는 정치는 어떤가요. 여야 모두 고질적인 계파 싸움이 반복됩니다. 오늘도 어제와 비슷하거나, 더 심해졌습니다. 하사비스의 강연과 한국정치의 실상이 선명한 대조를 이룬 하루입니다. 장차 알파고의 후손으로 알파폴리라도 나오면 어쩌려고 합니까. 남윤호 뉴스룸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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