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5% '버버리의 공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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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년 역사를 지닌 체크무니와 트렌치코트의 상징인 영국 버버리가 공포에 빠졌다. 이름 모를 투자자가 확보한 5%대의 지분 때문이다.

8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버버리그룹이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금융자문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지분 보유 의도를 비롯해 '미확인 투자자'가 확보한 지분은 지난 2월 15일 기준으로 약 5.4%에 이른다. 지분 5%를 넘어선 것은 2월 11일의 일로 불과 며칠 사이 해당 투자자는 지분을 0.3%가량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버버리그룹은 중국 매출이 둔화되면서 주가가 일년 사이 27% 가량 하락한 상태로, 버버리는 '공격'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가능성있는 '인수자'로 동종 업계 경쟁자인 '루이뷔통'의 LVMH나 사모펀드를 꼽고 있다.

버버리는 해당 투자자의 거래를 주관한 HSBC에 확인 요청을 했지만 투자자 확인은 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FT는 버버리의 금융파트너인 모건스탠리 역시 이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나섰다고 보도했다. 버버리와 모건스탠리는 이와 관련해 공식적인 발언을 내놓지는 않은 상태다. 지난 1856년 토마스 버버리에 의해 설립된 버버리 그룹은 1891년에 이르러서야 런던 헤이마켓에 첫 매장을 열며 사업 확장에 나서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로 성장했다. 런던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으며 시가총액은 61억 파운드(약 10조4000억원)에 달한다.

맥쿼리증권은 "적대적 M&A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버버리의 M&A가 이뤄지면 시가총액이 80억 파운드(약 13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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