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짜릿하다"… 모습 드러낸 올림픽 크로스 코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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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짜릿하다(Big and exciting)."

프리스타일 스키·스노보드 크로스 월드컵에서 참가한 선수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2년 뒤 평창 겨울 올림픽에서도 박진감 넘치고 흥미진진한 경기가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에 찬 목소리였다.

25일 강원도 평창 보광 휘닉스파크에서는 2016 국제스키연맹(FIS) 프리스타일 스키·스노보드 크로스 월드컵이 개막했다. 크로스(cross)는 눈 언덕과 뱅크(경사진 벽면으로 구성된 턴 구간) 등이 있는 코스를 내려오는 경기다. 방식은 쇼트트랙이나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와 비슷하다. 예선은 혼자 달려 기록을 측정하지만 결선은 4~6명이 함께 코스를 내려와 순위를 다툰다. 심한 몸싸움은 금지되어 있지만 자리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진다.

휘닉스파크에 조성된 크로스 경기장 길이는 1275m로 최소 규격(1050m)보다 20% 길다. 표고차도 219m로 규격제한(130~250m) 이내에서 크게 설정했다. 우진용(30·전남스키협회)은 25일 예선 경기를 치른 뒤 "코스가 길기 때문에 점프 숫자도 많다. 자연히 공중에 머무는 시간도 길다. 그만큼 더 스릴있고 재밌다"고 말했다.

알렉스 디볼드(29·미국)는 "바람의 영향을 조금 계산해야 할 것 같다. 전체적으로 매우 크고 느낌이 좋다. 마음에 든다"이라고 했다. 2차 런에서 완주하지 못한 로버트 민기니(30·미국)는 "내가 타 본 코스 중 가장 거칠고 거대하다. 점프가 교묘하게 어려운 코스"고 했다.

내려오는 속도도 빠르다. 평창 코스는 일반 슬로프 위에 눈언덕을 새롭게 쌓았는데 100% 인공눈이다. 채연웅 조직위 매니저는 "자연설로는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인공눈을 쓸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인공눈은 천연눈보다 알갱이 사이의 틈이 적어 마찰력이 크다. 그래서 스키가 지날 때 쉽게 녹아 활강 속도가 천연눈보다 빠르다.

2014 소치 올림픽 여자 스노보드 금메달리스트인 에바 삼코바(23·체코)는 "지난 대회는 천연눈과 자연눈이 50% 비율로 섞인 코스에서 탔는데 빠르다. 코너 역시 아슬아슬하다. 선수에게는 어렵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훨씬 재미있는 경기가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 남자 스노보드 예선에서는 크리스토퍼 로반스키(27·캐나다)가 1분12초37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선수 중 유일하게 출전한 우진용은 52위에 머물러 48명이 치르는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26일에는 스키 예선, 27일에는 스노보드 결선, 28일에는 스키 결선이 열린다.

평창=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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