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7일 발사한 장거리 로켓(미사일)의 1단 추진체의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를 군이 수거해 11일 공개했다.
해군 관계자는 “서해 어청도 서남쪽으로 140여㎞ 떨어진 해역 수심 80m 지점에서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해 인양했다”며 “북한이 쏜 미사일(군은 미사일로 규정)의 1단 추진체 연소가스 분사구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군은 또 1단로켓과 2단을 연결하는 부품 등도 인양해 이날 공개했다.
이들 잔해들은 발사 당시 1단 추진체가 연소된 뒤 분리되며 이 지역에 떨어진 것으로 군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1단 추진체는 공중에서 폭발을 일으켜 270여개의 파편으로 쪼개져 해상에 떨어졌다. 군 당국은 지난 2012년 서해상에 떨어진 1단 추진체를 해군이 인양했던 경험이 있어, 이를 막기 위해 북한이 의도적으로 공중에서 폭발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해군이 인양한 잔해가 2012년때 처럼 온전한 추진체는 아니지만 추진체의 연소가스 분사구로 확인될 경우 3년동안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기술의 발전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군 당국은 이날 수거한 자료를 국방과학연구소로 보내 정밀 분석할 예정이다.
군은 북한이 로켓을 쏜 직후부터 궤적 추적에 나섰고, 서해상에 다수의 함정을 배치해 잔해 수거에 주력했다. 해군 관계자는 “이지스함에서 공중폭발한 뒤 잔해들이 떨어지는 지점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통영함(수상함 구조함)에 알려줬다”며 “해당 지역을 정밀 탐색하던 중 잔해들을 발견해 수거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인양작업에는 지난해 음파탐색기(소나) 문제로 홍역을 치렀던 통영함이 투입돼 모처럼 몸값을 했다. 또 심해무인로봇(ROV)가 처음으로 인양작업에 성공했다. 이전에는 심해잠수사들이 해저에 들어가 물체를 쇠사슬로 묶은뒤 크레인으로 끌어 올렸다.
군 관계자는 “ROV가 건져올릴 수 있을 정도로 잔해가 크지 않았고, 심해 잠수사들을 투입하기엔 날씨가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탐색에 투입됐던 함정들(15척)과 항공기(6대) 등은 해상의 날씨가 나빠져 철수한 뒤 다시 탐색에 나설 계획이다.
정용수 기자, 평택=김유빈 기자 nky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