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인터뷰③분양시장] “총선이 분양시장 변곡점…고덕·미사 분양 잡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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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공공택지지구인 경기도 하남시 미사강변도시 전경. [중앙포토]

총선이 분양시장 변곡점…고덕·미사 분양 잡아라”

4월 총선이 신규 분양시장의 변곡점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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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새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언제가 좋겠느냐는 질문에 분양대행회사인 내외주건 정연식(48·사진) 마케팅부문 대표는 이렇게 답했다. 분양대행회사는 말 그대로 건설사 대신 아파트를 파는 일을 한다. 정 대표는 관련 업무만 20년 가까이 해온 분양 전문가다. 이젠 분양 단지를 ‘딱’ 보면 될 곳, 안 될 곳을 바로 직감한다. 그 역시 분양시장 전망을 다소 어둡게 봤다. 이와 관련해 정 대표로부터 깊이 있는 얘기를 들어봤다.

설 연휴 이후 분양시장 전망은.
“공급 과잉 우려 속에 미국의 금리 인상,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방침 등이 잇따르면서 주택 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다. 다음달까진 힘들 것 같다. 투자 수요가 확 빠진 가운데 실수요 중 새 집이 필요한 사람은 지난해 어느 정도 분양받았을 것이다. 그래도 인기 지역으로는 청약자가 몰리고 그렇지 않은 곳은 외면받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서울·수도권보다 지방 분위기가 더 주춤할 수 있다. 수도권은 전세난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신규 분양시장으로 유입되는 수요가 꽤 있을 것 같다.”
지방의 경우 대구에 대한 우려가 많은데.
“수년간 이어진 집값 상승과 입주 물량 급증에 따른 수급 불균형 때문에 요즘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다. 관망 기조가 이어지면서 집값이 보합 내지 하락세를 보일 것이다. 다만 입지별로 접근을 달리 해야 한다. 산업단지가 있는 외곽은 미분양이 늘 수 있지만, 수성구 같은 도심권은 그간 분양이 별로 없어 새 아파트 수요가 충분하다고 본다.”
중대형(전용면적 85㎡ 초과)은 어떻게 보나.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중소형(85㎡ 이하) 트렌드가 계속될 것이다. 최근 신규 공급이 중소형에만 집중되면서 중대형 물량이 미미했기 때문에 희소성이 높아졌다. 일례로 하남 미사강변도시의 경우 중대형 아파트가 전체 공급의 3%밖에 안 된다. 넓은 곳에 살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중대형에도 관심을 기울일만한 시점이라고 본다.”
올해도 분양 많이 쏟아진다. 주목할 만한 곳 찍어 달라.
“서울에선 반포·개포 등 강남 재건축 단지가 교통·교육 환경이 뛰어나단 점에서 대기 수요가 넉넉할 것이다. 그러나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대로 워낙 높아 인근 강동구 재건축 물량을 눈여겨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10월께 고덕동 주공2단지가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강남권에 비해 가격 부담이 작은 데다 강남 접근성이 좋은 게 특징이다. 경기권에서는 하남 미사강변도시를 꼽는다. 강남과 가깝고 주거환경이 쾌적하기 때문이다. 분양 마무리 단계라 올해 예정된 물량은 많지 않다.”
새 집은 언제 분양받으면 좋을까.
“현재 주택 구입 심리가 위축된 상태로 다음달까진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다. 4월 총선 이후 시장 분위기를 주시하는 게 중요하다. 만약 지금 같은 흐름이 계속된다면 정부가 새로운 부동산 부양책을 꺼내들 수 있다. 그럼 그 내용에 따라 분양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집을 고를 때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나.
“분위기가 주춤한 만큼 투자가 아닌 실수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투자가치를 보고 분양받았다가 자칫 손실을 떠안을 수 있다. 실수요는 지하철 역세권 등 교통과 편의시설 수준을 따져봐야 한다. 주택시장이 좋지 않을 경우 본인이 직접 들어가 살 수 있는 단지를 찾아야 한다. 자기 생활권에 있고 직장과 가까운 곳이 좋다. 아이가 있다면 교육여건이 좋아야 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 맞는 아파트를 골라야 한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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