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추린 뉴스] 스펙 안 본다는데, 더 매달린 취준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2013년부터 대기업·공기업·금융기관 등에서 이력서에 불필요한 스펙(자격증·영어 성적 등 취업에 필요한 자격 조건)을 쓰지 않고 선발하는 ‘스펙초월 채용’이 도입됐지만 정작 취업 준비생들은 더 스펙에 연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펙초월 전형 2년간 이력서 분석
자격증·인턴·영어성적 되레 올라
“채용 기준 사라져 더 불안해진 탓”

취업포털 ‘사람인’이 2013년과 지난해에 등록된 신입 구직자 이력서 383만장(2013년 141만장, 2015년 242만장)을 분석한 결과, 자격증·인턴경험·영어성적 같은 스펙이 2년 전에 비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격증 보유자 비율은 2013년 74.7%에서 지난해 81.5%로 6.8%포인트 늘었다.

토익성적 보유자도 2013년 38.2%보다 1.8%포인트 늘어난 40%로 집계됐다. 평균 점수는 728점에서 752점으로 24점 올랐다. 800점 이상 고득점자의 비율도 36.2%에서 42.3%로 6.1%포인트 많아졌다. 토익과 별도로 치러야 하는 말하기 시험 ‘토익스피킹’ 점수 보유자도 2013년 13.2%에서 지난해 16.5%로 늘었다.

인턴 경험자도 2013년 18.4%보다 3.4%포인트 증가한 21.8%로 집계됐다. 직무 중심 채용이 강화되면서 경력을 쌓는 한편 서류·면접전형 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인턴을 더 많이 경험하게 된 것이다. 보유 자격증 갯수는 평균 2개로 동일했다. 학점 역시 2013년과 지난해 모두 3.5(4.5만점) 정도로 비슷했다.

임민욱 사람인 홍보팀장은 “스펙초월 전형이 실시된 지 2년이 됐지만, 정작 취업 준비생들은 기업들이 어떻게 채용하는지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없어 불안한 마음에 자격증·영어 성적 등에 더 매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