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 털어 뮤직비디오·웹드라마 제작…환갑 맞은 원숭이띠 3인의 부산 사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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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연숙, 김인효, 정준.

원숭이 해를 맞아 60세 원숭이띠 3인방의 부산 사랑이 화제다. 주인공은 작사가 정준, 작곡가 김인효, 가수 김연숙씨다.

정준·김인효·김연숙씨 의기투합
‘부산 아리랑’ 등 부산지역서 촬영
“고향을 세계에 알리고 싶어 기획”

이들은 29~31일 영도다리 등 부산의 명소에서 가요 ‘부산 아리랑’ ‘조선통신사의 사랑’ 뮤직비디오와 20분짜리 웹드라마(제목: 부산 아리랑처녀)를 촬영한다.

부산아리랑과 조선통신사의 사랑은 정씨가 작사, 김씨가 작곡했다. 가수 김연숙씨가 불렀다. 부산아리랑은 힘들고 어려울 때 부산의 푸른 바다 등을 보면서 마음의 위안을 받을 것을 권유하는 내용이다.

조선통신사 사랑은 400년 전 조선통신사 선비와 일본 여인의 애절한 사랑을 담은 발라드 곡이다. 일본에서 활동 중인 가수 소울 크라이와 부산 출신 여가수 정해진이 듀엣으로 불렀다.

뮤직비디오는 부산역과 차이나타운·부산시민공원·해운대·광안리 등에서 촬영된다. 이 지역의 주요 인사와 시민 수십여 명이 출연해 이른바 ‘막춤’ 등을 추며 비디오 촬영을 돕는다.

정씨와 대학생 등이 출연해 제작할 웹드라마는 교통사고를 당해 부산을 홍보하지 못하고 있는 아버지를 도와 딸이 부산의 주요 명소를 소개한다는 내용이다. 뮤직비디오와 웹드라마는 오는 설날을 전후해 유튜브와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 소개된다.

정씨는 “원숭이띠 60세 3인방의 재능기부로 뮤직비디오를 만든다”며 “고향 부산을 세계에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서울에서 30년 넘게 작사가·문화기획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씨의 부산 사랑은 헌신적이다. 뮤직비디오 촬영과 웹드라마도 대부분 그의 사비로 만들어진다. 그는 2016~2018년 한국방문의 해를 앞두고 올 초부터 부산아리랑과 조선통신사의 사랑 홍보판을 등에 맨 채 자전거를 타고 주말마다 서울 인사동과 명동, 청계천, 청계·도봉·관악산 등산로를 다니며 부산을 홍보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초 노래를 통한 영·호남 화합을 위해 부산 출신 등 가수 6명과 함께 그룹 ‘더 브리지(The Bridge)’를 결성했다. 이 그룹을 통해 전남 순천만을 주제로 6곡, 부산 영도구를 주제로 6곡의 가요를 만들어 두 자치단체에 선물했다.

지난해 가을에는 ‘한일 우정의 노래’ 14곡(한국어 9곡, 일본어 5곡)을 만들어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국회의원 회관에서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특별 문화프로그램에서 조선통신사의 사랑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정씨는 “ 3월 있을 조선통신사 자료의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 한·일 공동등재 신청을 응원하고, 조선통신사의 중심 도시인 부산을 일본인 관광객에게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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