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 아이 헬프 유?"…총들고 교회 난입한 남성 울린 목사님 한마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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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래리 라이트 목사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자신을 찾아온 남성과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 = CBS 뉴스 캡처]

새해 전야 총을 들고 교회에 난입한 남성이 목사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감동해 총을 내려놓고 눈물로 회개하는 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졌다.

지난 3일 CBS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노스캐롤라이나주 페이옛빌시 ‘힐 더 랜드 아웃리치 미니스트리스’ 교회에서 재선 시의원이기도 한 래리 라이트(57) 목사가 새해를 앞두고 신도 60명과 함께 송구영신 예배를 진행하고 있었다.

목사가 한창 설교를 하고 있을 때 한 괴한이 한 손엔 반자동 소총을, 다른 손엔 탄창을 들고 교회에 난입했다. 일부 신도들은 비명을 질렀고, 출입문 쪽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이 남성은 총구를 위로 향한 채 복도를 가로질러 단상에 있는 래리 목사에게 다가갔다.

코앞까지 다가온 괴한을 향해 래리 목사는 “도와줄 일이 있나요( Can I help you)?”라고 차분하게 물었고 그러자 남성은 “나를 위해 기도해 줄 수 있나요(Can you pray for me)?”라고 되물었다.

래리 목사는 침착하게 총기를 건네받고선 그를 토닥이고 안아줬다. 목사가 그를 위해 기도를 시작하자, 남성은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기도를 마친 래리 목사는 남성을 단상 앞 자리로 데려가 앉히고, 다시 예배를 진행했다.

예배가 끝나기 전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래리 목사는 예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부탁했고 사정을 전해 들은 경찰은 이번 신고를 ‘단순 도움 요청’으로 처리하고, 남성을 체포하지 않기로 했다.

전역군인 출신인 이 남성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앓고 있었으며 부인이 근래들어 병에 걸리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이 남성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지난 3일 다시 래리 목사를 찾아가 세례를 받고 교인이 되고 싶다고 청했다. 래리 목사는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나를 안으면서 ‘모든 게 잘못될 수도 있었는데,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LA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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