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명과학도 신약 들고 해외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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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LG생명과학이 자체 개발한 당뇨치료 신약 ‘제미글로’를 인도와 중남미 국가에 수출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자체 개발 당뇨약 중남미 곧 수출
지난해 세계 시장 규모 45조원

 LG생명과학은 오는 3월부터 인도와 코스타리카·에콰도르 등 중미 5개국에서 제미글로를 출시한다고 20일 밝혔다.

 2012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를 받은 제미글로는 성인 당뇨병(제2형 당뇨) 치료제다. 제2형 당뇨는 전체 당뇨 환자의 85%가 속하는 질환으로 서구형 식습관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어린이에게 주로 발병하는 제1형 당뇨는 인슐린이 아예 분비되지 않아 인슐린 주사제를 맞아 치료하지만, 제2형 당뇨는 인슐린 분비를 약으로 촉진시켜 혈당을 인위적으로 낮춰야 한다.

이때 제미글로처럼 인슐린 분비 촉진 효과가 있는 DDP-4 억제제 계열 약을 복용하게 된다.

 LG생명과학에 따르면 제미글로는 혈당감소 효과와 함께 환자가 약 먹기가 간편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다른 약과 달리 제미글로는 환자가 식사를 했는지 여부 상관없이 하루에 50mg짜리 약을 한 번만 먹으면 된다. 지난 2013년 국내에 출시됐다.

이번에 해외 진출 물꼬를 튼 LG생명과학은 지역 별로 사노피-아벤티스, 멕시코 스텐달 같은 다국적 제약사와 협력해 현지 허가와 마케팅 공조로 출시 국가를 늘릴 예정이다.

 당뇨 치료제 시장은 세계적으로 가파른 성장세에 있다. 2014년 400억달러(45조원) 규모에서 2030년엔 1140억달러(138조45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이 8~10%에 달한다. 한때는 선진국병·사치병으로 꼽혔던 당뇨가 중국·중남미·인도 등 신흥국에서도 급격히 늘어난 영향이 크다.

이 시장의 60% 이상이 먹는 치료제 시장이다. 제약사들이 더 먹기 편하고, 더 약효가 좋은 당뇨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경쟁하는 이유다.

 한미약품이 지난해 11월 다국적제약사 사노피에 39억 유로(약 4조8000억원)에 수출한 것도 당뇨 치료제의 약효 지속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린 기술(일명 퀀텀 프로젝트)이었다.

국내에서 DDP-4 계열의 경구용 당뇨 치료제 시장에선 MSD·노바티스·베링거잉겔하임 등 다국적사 제품이 강자인데, LG생명과학을 비롯해 종근당·동아ST·JW중외제약 등 국내 제약사들도 잇따라 약을 출시하며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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