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부터 세계 첫 UHD 본방송…6조8000억 재원 방안은 부실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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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내년 2월부터 전 세계 최초로 지상파 초고화질(UHD·Ultra High Definition) 본방송이 시작된다. UHD는 현재의 HD방송보다 4배 더 선명한 차세대 방송이다.

미디어 신산업
VOD·스마트폰 등 집계 합산
시청률 왜곡도 보완하기로

 방송통신위원회는 18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2016년 업무계획’을 보고하면서 UHD방송을 신산업으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오는 10월 지상파 방송에 UHD 허가를 내준 뒤 ‘수도권 본방송(내년 2월)→광역시·평창 확대(12월)→전국 방송(2021년)’ 순서로 UHD 방송을 확대할 계획이다.

 문제는 재원 마련이다. UHD 상용화에는 올해 511억원 등 12년간 6조8000억원이 필요하다. 이기주 방통위 상임위원은 “투자재원은 지상파가 부담한다”고 말했다. 투자비의 대부분(5조8298억원)이 콘텐트 제작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송사가 투자를 중단해도 제재수단은 사실상 시정명령이 전부다. 지상파의 의지에 따라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계획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지난해 7월 1조원이 넘는 가치가 있는 700㎒대 주파수를 공짜로 UHD방송용으로 배정받으면서 대대적 투자계획을 밝혔다. 주파수 배정 직전인 4월에는 ‘특혜 논란’에도 불구하고 광고시간을 늘리는 ‘광고총량제’까지 받아냈다.

그러나 주파수를 배정받은 뒤부터는 ‘UHD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비용을 부담하는 내용이다. 지상파 방송사는 여기에 중간광고 도입은 물론 EBS에만 허용한 다채널서비스(MMS)까지 지상파로 확대해 채널을 늘려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하지만 방통위는 이날 “투자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방송 사업자 허가 등을 통해 지속 점검·독려하겠다”는 내용만 보고했다.

 방통위는 또 주문형비디오(VOD)나 스마트폰 등을 이용하는 시청자가 집계에서 제외되면서 생기는 시청률 왜곡을 보완하기 위해 “시청 행태를 반영한 가치측정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해 썼던 ‘통합시청점유율’이란 표현을 빼면서 “도입 의지가 꺾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통합시청률이 도입되면 모바일 기기 등을 통한 새로운 TV시청 패턴이 시청률에 정확히 반영되지만 중장년·노년층 시청자가 집중된 일부 방송사가 제도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방통위는 이밖에 중국·베트남과 자유무역협정(FTA)후속 공동제작 협정을 맺어 방송프로그램 포맷 수출과 공동제작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이미 ‘냉장고를 부탁해’ ‘히든싱어’ ‘비정상회담’ 등의 포맷을 수출해온 JTBC 등 ‘킬러콘텐트’를 갖춘 방송사들의 한류(韓流) 수출이 가속화된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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