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8호'는 재정전문가 김정우 교수…"부친 이어 철원의 아들 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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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우 세종대 교수(재정부 국고국 과장)가 13일 더불어 민주당에 입당했다. 문재인 대표가 김 교수의 입당원서를 받고 있다. 강정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13일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인 김정우(48)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를 영입했다. 김 교수 아버지는 김철배 강원도당 상임고문이다.

김 교수는 강원도 철원에서 태어나 신철원초·중·고교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기획재정부에서 20여년간 근무했다. 2015년 기재부 국고국 계약제도과장까지 역임한뒤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로 옮겨왔다.

더민주는 "김 교수는 국가재정 특히, 공공정책과 국고관리에 탁월한 경험을 가진 인재이며, 당에 부족한 재정경제 분야와 정책 시스템의 전문성을 보완해줄 인물"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당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입당 회견문에서 강원도 철원화천양구 출마를 선언했다. 김 교수는 "제 아버지가 이곳에서만 5번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했다"며 "아버지가 걸었던 길을, 제가 새롭게 시작한다"고 말했다. 또 "강원 북부 발전은 한반도 평화를 선도하는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뤄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며 "행정과 경제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지역발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 교수의 입당회견문 주요 내용.


국가재정은 국민경제의 버팀목입니다. 국가재정전문가로서 진단컨대, 지금 우리의 버팀목인 국가재정의 위기상황입니다. 대한민국 경제가 어둠이 깔린 밤 9시라면, 국가재정은 밤11시입니다. 자정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정부는 부실을 숨기고, 국회는 재정위기에 무능하게 대처하고 있습니다.

국가보조금의 한해 누수금액은 1조원. 이건 약과입니다. 4대강 비극으로 22조원 혈세 낭비, 자원외교 한답시고 40조원 투자에 5조원만 회수한 혈세낭비, 18조원이 투입되는 한국형전투기(KFX)사업, 재정낭비라는 말로는 표현되지 않는 참사들이 연례적으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나라의 곳간 어느 구석에 새는 구멍이 어디인지, 어떤 쥐가 살고 있는지, 그 쥐들이 국민의 혈세를 어떻게 갉아먹는지 손바닥 보듯이 알고 있습니다. 국민의 돈으로 제 배를 불리는 세금도둑부터 잡아야 합니다. 곳간 안을 제대로 청소하기 위해선, 제대로 된 재정전문가가 필요합니다.

재정에도 민주주의가 필요합니다.
국가재정 수입, 즉 세금은 조세법률주의에 의해 비교적 견고하게 실행되는데, 국가재정 지출은 예산안의 예산서 한 장으로 처리되고 있습니다. 예산안이 국회를 일단 통과되면, 사업집행방법, 추진체계는 행정부가 마음대로 하게 되는 상황입니다. 미국, 독일, 영국과 같이 국가 재정 지출이 국회의 감독을 받도록 국가재정법령 등을 개정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제 고향 철원에 대해 한말씀 드리겠습니다.
저의 아버지는 김철배 더불어민주당 고문입니다. 철원, 화천, 양구에서만 5번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했습니다. 아버지가 걸었던 길을, 제가 새롭게 시작합니다. 철원의 자랑스런 아들이 되기 위해 평생을 노력했고, 이제 비전과 실력을 가지고 고향 어른신, 선후배님 앞에 설 각오를 다집니다.

철원의 발전의 토대는 평화입니다. 이것이 아버지와 제가 가진 확신입니다. ‘접경지역’이라는 말이 사라져야 합니다. ‘접경지역’이라는 말은, 그 지역을 남한의 변방으로 치부하는 말입니다. 우리 헌법은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접경지역으로 부르는 그곳은 기실 한반도의 중심입니다.

저는 제 고향 철원, 화천, 양구, 인제를 비롯한 휴전선 인근 지역을 ‘접경지역’이라는 용어대신 ‘한반도 평화지역’이라 부를 것을 제안합니다. 남북이 분단된 후 지금까지 70여년 가까이 소외되었던 ‘한반도 평화지역’의 종합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이곳이 발전해야, 평화의 시대가 올수 있습니다. 이곳 주민이 행복해야, 분단의 벽을 넘을 수 있습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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