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위대 P3C 초계기 남중국해 보내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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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일본이 자위대 항공기의 남중국해 주변 비행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중국과의 갈등이 예상되고 있다.

미군의 중국 인공섬 순시 지원

 10일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현재 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 해적대책 활동에 참가하고 있는 자위대 P3C 초계기의 일본 귀환 경로를 수정해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분쟁이 있는 필리핀·베트남 등의 기지를 경유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싱가포르와 태국 등 남중국해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진 기지를 급유지로 이용해왔다. 우선 다음달쯤 베트남 해군기지가 있는 캄란에 들러 친선훈련을 실시하는 방안을 놓고 베트남 측과 협의 중이다. 나카타니 겐(中谷元) 방위상은 지난해 11월 베트남을 방문해 자위대 함정의 캄란 기항과 방위교류 촉진 계획도 합의했다. 일본의 비행 확대는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중국의 영유권 주장과 달리 이곳을 공해로 보고 있는 만큼 ‘공해 상공에서의 비행의 자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해상자위대의 P3C 초계기는 3개월에 한번씩 일본과 아프리카를 왕복하고 있다. P3C 초계기는 필리핀의 경우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南沙群島) 인근 기지, 말레이시아에선 남중국해 남부와 접한 기지를 경유할 가능성이 높다. 미군이 실시하는 순시 활동과 달리 중국이 자신들의 영해라고 주장하는 인공섬 주변 12해리 안쪽의 상공을 비행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중국과의 우발적인 사고를 막기 위해서다.

 요미우리신문은 “남중국해 비행 기회를 늘리는 것은 미군이 남중국해상의 중국 인공섬 주변에서 실시하는 순시활동을 일본이 독자적으로 지원하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지난 7일 참의원 본회의에서 “여러 가지 선택 사항”을 염두에 두고 자위대의 남중국해 활동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말 구축함 라센함을 중국이 남중국해에 건설한 인공섬 수비 환초(중국명 주비자오.渚碧礁) 12해리 이내 해역에 진입시켜 초계작전을 한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인공섬 부근 상공에 B-52 전략폭격기를 근접시켜 중국과 신경전을 벌였다. 지난달에는 일주일간 한시적으로 초계기 P-8 포세이돈을 싱가포르에 배치했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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