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인공노할 IS 대원, 어머니를 수백명 보는 앞에서 처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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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를 떠나라는 요청을 했다는 이유로 지난 7일(현지시간) 어머니를 공개 처형한 것으로 전해진 IS 대원 알리 사크르 알카셈(20). [트위터 캡처]

이슬람국가(IS) 조직원이 친어머니를 직접 처형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시간) 영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시리아인권감시단(SOHR)을 인용해 알리 사크르 알카셈(20)이란 IS 조직원이 시리아 라카에서 자신의 어머니 레나(47)를 총으로 쏴 처형했다고 보도했다. 라카는 IS의 수도로 여겨지는 곳이다.

SOHR은 최신 보고서에서 “알카셈은 수백 명의 군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어머니가 일했던 우체국 건물 앞에서 어머니를 총으로 쏴 처형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레나는 아들이 IS에 가담한 것을 꾸짖으며 IS와 라카를 떠나 시리아의 다른 지역이나 터키로 떠나라고 말했다. 서방 연합군이 IS 조직원들을 모두 죽일 것이라고도 했다.

SOHR의 라미 압둘라만은 WP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알카셈은 어머니와 언쟁을 벌인 뒤 IS에 신고했고 레나는 변절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 알카셈이 어머니를 직접 처형했다”며 “IS가 선전용 비디오에 쓰기 위해 잔혹한 처형 장면을 통상 녹화하지만 이번에도 녹화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압둘라만은 “2014년 6월 이후 IS가 시리아에서 3707명을 처형했는데 이 가운데 2001명은 민간인이었으며 106명의 여성과 77명의 어린이가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어 “IS 조직원이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있지만 어머니를 살해한 것은 이번에 처음 보고된 것”이라고 했다.

IS는 라카에서 잔혹한 이슬람 율법을 적용해 무고한 시민들을 처형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지난해 말에는 공공장소에서 모유 수유를 했다는 이유로 여성을 처형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 여성은 나무 그늘에 숨어 젖먹이에게 모유 수유를 하는 모습을 부르카로 가렸지만 여성 율법 순찰대인 ‘알칸사 여단’에 발각돼 팔다리를 잘린 뒤 처형 당했다.

최근에는 라카의 잔혹한 현실을 외부 세계에 알려 온 여성 언론인 루키아 하산(30)이 지난해 처형된 사실도 알려졌다. IS는 하산의 죽음을 숨긴 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이용해 그와 접촉한 라카 내부 인물을 적발하려 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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