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감각인가 멍청함인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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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그들’(김승욱 옮김, 은행나무 펴냄)로 전미 도서상을 받은 미국 작가 조이스 캐롤 오츠(77)는 40권 이상의 소설을 썼다. 하지만 최근엔 트위터에 올린 글로 더 주목 받는다. 인종차별과 세계 갈등부터 케일(채소의 일종)까지 다양한 주제에 관한 오츠의 트윗은 트위터에서 초현실적인 매혹의 대상이 됐다. 그녀의 독특한 유머 감각은 멍청함으로 오해 받기도 한다. 영화 ‘쥬라기 공원’(1993) 촬영장에서 찍은 사진 한 장(스필버그 감독이 작품에 등장하는 가짜 공룡의 시체 앞에서 찍은 사진)을 리트윗하면서 ‘환경보호법은 대체 어디다 쓰는 거냐?’고 말했을 때가 한 예다. 오츠의 트윗에는 보통 수십 개의 댓글이 달린다. 그녀의 계정은 ‘트위터 최고의 셀프-패러디 계정’으로 불린다.

트윗으로 곤혹 치르는 미국 작가 조이스 캐롤 오츠를 만나 소셜미디어의 선정성에 관한 얘기를 들어봤다

최근 오츠는 ‘이슬람국가(IS)에는 축하하고 기뻐할 만한 게 아무것도 없느냐?’는 트윗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그녀의 트윗에 분노와 조롱을 보냈다. 하지만 오츠는 자신의 트윗이 비난 받는 이유는 전후 문맥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뉴스위크가 뉴저지주 자택에 있는 그녀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IS에 관한 트윗이 이렇게 주목 받는 이유는?

트위터와 소셜미디어의 특성 때문이다. 사람들은 거기 오른 글들을 문맥에서 분리해 과장한다. 때로는 원래 의미가 정반대로 해석되기도 한다. 순식간에 끓어올랐다 가라앉는 소셜미디어의 선정성이다. 내용이 부풀려졌다가 이내 잊혀진다. 그 다음엔 또 다른 내용이 부풀려졌다가 잊혀진다.

여배우 몰리 링월드는 ‘누가 할머니를 약에 취하게 만들었는가?’라는 트윗을 올렸는데.

(IS의) 정서가 메말랐다는 의미로 한 말인데 뭐가 그렇게 이상한지 모르겠다. 왜 그것을 환각에 빠진 사람이 할 말이라고 생각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5개월 전엔 영화 ‘쥬라기 공원’ 촬영장에서 찍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사진에 관한 트윗으로 화제를 모으지 않았나?

그건 농담이었다! 내 트윗 중엔 재미를 위해 쓴 것들이 많다. 오늘 올린 트윗 중에도 그런 것들이 있다.

사람들은 그 트윗을 오해했다.

난 그 몇 달 전 트위터에 가짜 공룡 사진을 올렸다. 자연사박물관에서 찍은 것으로 ‘뉴저지주의 주조(state bird)’라는 사진 설명을 붙였다. 농담이었는데 어떤 사람들은 그것을 진짜 새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내게 ‘뉴저지주에서 그런 새를 본 적이 없다’고 썼다. 그럴 때 뭐라고 답할 수 있겠나? 농담은 농담일 뿐인데.

트위터에서 ‘핫도그가 샌드위치 인가’라는 주제로 토론이 벌어졌다. 그 토론을 팔로했나?

안 했다.

당신의 의견은?

없다.

아무 의견이 없나?

없다. 그 토론은 사소한 것에 집착하는 트위터의 특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그런 걸 누가 신경 쓰나? 흑인들이 거리에서 이유 없이 총에 맞아 죽는 미국은 법 집행의 위기를 맞고 있다. 사람들이 정말 관심을 가져야 할 건 그런 사회악이다. 내가 팔로하는 트윗 대다수가 사회 부정의와 관련됐다. 핫도그 따위에는 관심도 없다.

글 =  제크 숀펠드 기자  번역 = 정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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