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역대 최연소 총리 사임….러시아 턱밑 조지아의 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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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클리 가리바슈빌리 총리 [중앙포토]

구 소련권 국가 조지아의 역대 최연소 총리였던 이라클리 가리바슈빌리(33) 총리가 23일(현지시간) 취임 2년만에 사임했다. 가리바슈빌리 총리는 TV로 생중계된 연설을 통해 “총리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며 “장관이나 총리가 아니라 조국을 위해 일하는 것이 나의 목표”라고 밝혔다.

조지아는 2012년 의원내각제를 도입한 후 억만장자 기업가인 비드지나 이바니슈빌리가 이끈 6개 정당 연합당 ‘조지아의 꿈’이 정권을 잡았다. 이바니슈빌리는 총리직에 오른 후 2013년 11월 후임으로 31살인 가리바슈빌리 당시 내무장관을 후임으로 지명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조지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유럽연합(EU) 가입 추진과정에서 총리의 국방장관 해임과 외무장관의 사태 등 연정이 일부 붕괴되고 경제 침체가 계속되며 가리바슈빌리 총리에 대한 불만이 높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특히 내년 10월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여당의 지지가 최근 18%에 그치며 총리 사임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가리바슈빌리 총리는 “오늘 총리직을 떠나지만, 나는 조국을 위한 충성스러운 군인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기 총리로는 기오르기 크비리카슈빌리 외무장관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가리바슈빌리 총리는 조지아 트빌리시대학을 졸업하고 2005년부터 이바니슈빌리 전 총리가 세운 자선재단과 은행에서 8년 동안 일했다. 정치경험이 일천한데도 내무장관에 임명됐고, 공직 13개월만에 총리직을 맡아 사실상 이바니슈빌리 전 총리의 대리인에 불과하다 비판이 있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이바니슈빌리 전 총리의 재산은 50억달러(5조 8600억원)이상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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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조지아

조지아의 변화는 유럽과 미국에 중요한 이슈다. 구 소련권에 속해있다 1992년 소련 붕괴로 독립한 조지아는 러시아 영향권에 있었지만 2003년 장미혁명을 통해 민주화로 나서며 친 서방정책으로 전환했다. 2008년 8월 러시아는 조지아와 전쟁을 벌이는 등 조지아를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다. 2012년 이후 조지아는 친러인사인 이바니슈빌리 전 총리의 영향으로 친러정책과 친서방정책을 병행해왔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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