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해리 포터’선 헤르미온느가 흑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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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폴 손리(론 위즐리 역), 노마 드메즈웨니(헤르미온느 역), 제이미 파커(해리 포터 역). [연극 해리포터 홈페이지]

영화 ‘해리 포터’를 잇는 연극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제작진은 21일(현지시간) 주요 배역에 대한 캐스팅을 발표했다. 주인공 중 해리 포터 역에는 영국 영화 배우 제이미 파커(36), 론 위즐리 역에 폴 손리, 헤르미온느 역에 아프리카 남동부 스와질란드 출신 흑인 여배우 노마 드메즈웨니(46)였다.

『 …죽음의 성물』로부터 19년 후 다뤄
롤링 “캐스팅에 매우 흥분된다”

 당장 인터넷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영화에서 백인 여배우 엠마 왓슨이 연기한 헤르미온느가 흑인일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러자 원작자 JK 롤링이 이날 트위터를 통해 캐스팅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그는 “캐스팅 선택에 매우 흥분된다. (소설에서 헤르미온느에 대해)갈색 눈, 곱슬머리, 매우 영리하다고만 정했다. 백인으로 특정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리고 “나는 흑인 헤르미온느를 사랑한다”고 했다. 뉴욕타임스도 “헤르미온느는 소설 속에서 ‘머글’로 불리는, 마법사가 아닌 일반인 가정 출신이어서 불결하고 부정한 인물로 공격받았다. 흑인 배우 선정에 대한 저항은 이번 캐스팅이 얼마나 적절한 지를 반증한다”고 썼다.

 론 위즐리 역을 맡은 손리가 빨강머리(ginger)란 설정과 달리 금발인 걸 두고도 롤링은 “그의 영혼은 빨강머리”라고 두둔했다. 연극은 해리 포터 시리즈 제7권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로부터 19년 후의 얘기다. 연극에서 해리 포터는 마법부에서 혹사 당하는 세 아이의 아버지로 나온다. 막내 아들 알버스는 가문의 유산에 힘겨워한다. 2부작인 연극은 둘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연극은 내년 7월 런던 팰리스 극장에서 개막한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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