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헌 감독 신바람 배구 … 삼성화재 세번 만에 웃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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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헌(左), 최태웅(右)

세 번은 당하지 않았다. 임도헌(42) 감독이 이끄는 프로배구 삼성화재가 라이벌 현대캐피탈을 꺾었다.

라이벌 현대캐피탈 3-2로 꺾어
팀 대결 연패 끊고 순위 2위로 껑충

 삼성화재는 1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3-2(20-25 25-22 25-18 20-25 15-11)로 이겼다. 삼성화재(11승6패·승점31)는 현대캐피탈(10승7패·승점31)과 대한항공(10승6패·승점30)을 제치고 2위로 뛰어올랐다.

 앞선 두 번의 대결에서 0-3 완패를 당했던 삼성화재 선수들은 단단히 벼르고 나왔다. 1세트를 내준 뒤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특유의 끈질긴 수비력을 선보였다. 어렵게 연결시킨 공은 해결사 괴르기 그로저(46점)가 득점으로 착실히 연결시켰다. 삼성화재는 마지막 5세트에서 6-8을 10-8로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다.

 양 팀 감독의 지략 대결이 눈길을 끌었다. 임 감독은 1993년 현대자동차서비스(현대캐피탈 전신)에 입단해 2002년까지 간판 공격수로 활약했다. 2006년 삼성화재 코치로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해 지난해 신치용 감독(현 단장)으로부터 지휘봉을 물려받았다. 최태웅(39) 현대캐피탈 감독은 99년 삼성화재에 입단해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고, 2010-11시즌 뒤 현대캐피탈로 이적했다. 최 감독은 지난 시즌 뒤 은퇴를 하면서 감독직을 맡았다. 라이벌 팀에서 데뷔한 두 젊은 지도자가 팀을 바꿔 칼을 겨누게 된 것이다. 임 감독은 “최 감독도 똑같겠지만 현대캐피탈은 추억이 있는 (특별한) 팀이다. 팀이 정상적으로 올라와서 이번엔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분업 배구’로 정상을 지켰다. 외국인 선수의 공격 비중을 높이고 국내 선수들은 수비와 2단 연결에 집중했다. 임 감독은 기존 방식을 크게 바꾸지 않았다. 신치용 감독이 쌓은 토대 위에 자신의 색깔을 조금씩 덧입히고 있다. 10년간 코치를 지내면서 강단과 부드러움도 자연스럽게 몸에 익혔다. 임 감독은 외국인 선수 레오가 팀 합류를 차일피일 미루자 과감하게 독일 국가대표 그로저로 교체했다. 대신 선수들에게는 편하게 훈련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줬다. 지태환은 “신치용 감독님은 강한 카리스마가 있어서 신인 때는 눈도 맞추기 어려웠다. 임 감독님은 선수들끼리 이야기를 하고 뭉치도록 만드는 큰형님 같은 스타일”이라고 했다.

 임 감독은 공격이 성공하면 주먹을 불끈 쥐는 등 큰 몸동작으로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았다. 그리고 상대 공격과 서브 코스 데이터를 분석해 꼼꼼하게 선수들에게 일러줬다. 임 감독은 “라이벌전은 항상 불안요소가 늘어나는데 선수들을 편하게 해주려고 했다”면서도 “두 번 지고 나서 선수들이 이기려고 했던 의지가 강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 인삼공사 꺾고 2위로=여자부 IBK기업은행은 16일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KGC인삼공사를 세트스코어 3-0으로 이겼다. 리즈 맥마혼이 29점을 올리고 김희진이 14점을 보탰다. 2연승을 기록한 IBK기업은행(8승6패·승점25)은 흥국생명(9승4패·승점24)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천안=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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