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14일 경남 양산 자택으로 내려갔다.
부산 영도 모친 집서 2시간 간호
보좌진도 물리고 양산 자택으로
그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구기동 집을 부인 김정숙 여사와 나섰다. 집 앞에 있던 취재진에겐 “우선 (부산 영도에 있는) 우리 어머니를 뵈러 가는 것이 목표다. 갔다 와서 봅시다”며 밝게 웃었다. 김해공항에서 문 대표는 기자들에게 “정치 얘기는 안 하겠다”고 했다. 김해공항에서 50여 분이 걸리는 모친의 집까진 김 여사를 태우고 직접 운전했다. 보좌진도 모두 물렸다. 모친의 집에 도착해선 “그만합시다. 가족들도 생각해 달라”며 역시 취재진에게 양해를 구했다.
문 대표 측은 “문 대표의 어머니가 원래 건강이 좋지 않았는데 최근 문 대표에 대한 걱정으로 몸이 더 안 좋아졌다”고 전했다.
두 시간여 모친을 간호하곤 역시 직접 운전해 양산 자택으로 향했다. 양산 자택은 조각가의 작업실을 구입해 김 여사와 함께 집기까지 직접 만들어 꾸민 집이다. 지난 추석 때는 양산 집 뒷산 산책로 주변을 걷다가 이런 글도 페이스북에 올렸다. “…(산책로에) 물봉선과 떨어져 깨진 홍시감, 껍질 까진 밤송이, 마당엔 금목서와 은목서 꽃향기…이것들을 모두 버리고 나는 무엇을 얻고 있는 것일까요?”
문 대표와 가까운 김경수 경남도당 위원장은 “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가 있는) 봉하마을에 올까 싶었는데 아무 연락이 없었다”며 “부산에서도 다른 일정이나 회동 등은 통보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 대표의 대표적 ‘부산 인맥’인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은 “빨리 단합이 됐으면 좋겠고 국민의 마음도 그렇지 않겠느냐”고 했다.
문 대표는 15일 오후 서울로 돌아와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양산 구상’의 결과물을 밝힐 예정이다. 총선체제로의 신속한 전환이 핵심이 될 거라고 한다. 하지만 안철수 의원의 탈당 이후 당내에선 “분당에 따른 대책에 동의할 만한 장치가 없으면 문 대표의 혁신 드라이브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문 대표는 지난 2·8 전당대회에서 전당대회와 혁신, 내년 총선을 ‘3번의 죽을 고비’라고 표현했다. 혁신안을 실천해야 할 두 번째 고비에서 문 대표는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글=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